조상의 지혜·멋 담긴 ‘짚풀공예’ 명맥 잇다

 
 자체 교육·연구·개발 통해 다양한 공예품 선사

  짚풀공예 대내외적 관심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


풀로 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만들던 옛 선조들의 지혜를 되새기고 전통민속문화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뭉친 이들이 있다. 충북 보은의 마을기업 <보은짚풀공예>가 그 주인공이다.
짚풀공예는 보리, 조 등 모든 곡식의 이삭을 떨어낸 줄기로 생활용품, 장신구 등을 만든 전통공예이다. 보은짚풀공예는 지난 2011년 마을기업을 설립, 잊혀져 가는 짚풀공예의 명맥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은짚풀공예 이강록 이사는 “짚풀공예가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서민들의 수수한 멋이 담긴 전통민속문화이지만 세월이 흘러 그 명맥이 끊기고 있다”면서 “사라지는 옛 문화를 지키고 계승하기 위해 마을기업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외국에서는 액세서리, 인테리어 소품 등을 인공소재가 아닌 자연소재 사용으로 전환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머지않아 자연소재를 활용한 것들이 각광받을 날이 올 것”이라며 “지금은 짚풀공예가 대중화되지 않아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옛것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보은짚풀공예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은짚풀공예는 보은군내 짚풀공예에 관심이 있는 17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처음엔 짚풀공예의 기본인 새끼꼬기도 못했지만 자체 교육을 통해 실력을 쌓아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또한 디자인, 실용성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통해 질 높은 짚풀공예를 만들고 있다. 보은짚풀공예에서 만든 짚풀공예가 단순한 생활용품이 아닌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이다.

보은짚풀공예는 분명 다른 짚풀공예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이런 다름은 색다른 디자인과 소재에서도 나타나지만, 특히 재료선정부터 꼼꼼히 선별하고, 고품질의 짚풀공예를 만들기 위해 짚풀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 이사는 “보통 ‘짚풀’하면 흔한 것이 ‘짚풀’이라고 생각하지만 보은짚풀공예는 엄선된 짚풀만을 사용하고 있다”며 “유기농으로 생산한 찰볏짚을 90도 이상에서 하루에 두 번씩, 사흘을 찐다”고 설명했다.

또한 “빗자루에 사용되는 갈대는 빗자루를 만들기 알맞은 형태의 갈대만 선별해 수확하는데, 사람 키보다 큰 갈대숲을 누비며 갈대를 채취하고 있다”며 “하루 종일 수확해봐야 빗자루 3자루만 겨우 나올 뿐 아니라 수확 후 소금물에 삶고 그늘에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렇게 부단히 노력한 결과 보은짚풀공예는 대한민국공예대전 중소기업중앙회장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또한 보은을 짚풀공예의 고장으로 알리는 역활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이사는 “우리나라 4대 공예는 목공예, 금속공예, 섬유공예, 칠공예 등이 있고, 짚풀공예는 기타공예로 속하며 조금은 소외된 공예 종목”이라며 “대한민국공예대전에서 기타공예가 본상을 수상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우리가 해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회 한국농수산물엑스포’에 참석해 짚풀공예에 대한 현지의 뜨거운 관심도 한 몸에 받고 왔다고.

이 이사는 “앞으로 더욱 실력을 키워 국제공예비엔날레 등 국제적인 행사에 참가해 짚풀공를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끊임없는 디자인연구, 소재개발 등으로 짚풀공예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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