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가꾸며 몸과 마음도 가꿔요”

“식물로 마음을 치료해 보세요.”
전라북도 익산시 삼기면 <미륵농원> 이경의 대표는 꽃, 나무 등 푸른 생명을 매개로 하는 원예치료를 통해 지역 내 아이들에게 신체·정서치료를 하고 있어 화제다.

이 대표는 관엽·조경수 농원을 하고 있는 남편 정종환 씨와 결혼 후 농원 일을 돕기 위해 원예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 하는 원예공부와 농원일이 그녀에게 너무 낯설고 어려웠다. 독학의 어려움을 느낀 이 대표는 전문인 농원 관리를 위해 교육을 신청했다. 그 교육은 바로 ‘원예치료’.

“식물 관리, 농원관리를 처음 해보는 거라 굉장히 무지했어요. 남편의 일을 돕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고, 관련 교육을 찾아보던 중 원예치료 교육을 발견했죠. 근데 식물병리에 대한 학문인줄 알고 신청했는데 전혀 다른 학문이지 뭐예요. 당황하긴 했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재밌고, 우리 농원일과 접목시키면 좋을 것 같아 본격적으로 원예치료를 배우게 됐습니다.”

이 대표와 원예치료의 만남은 얼떨결(?)에 시작됐다. 그런데 이 만남은 필연이었을까. 원예치료에 매력을 느낀 그녀는 꾸준히 지식을 쌓았고 원예치료사 2급을 취득했고, 현재 1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논문 준비에 한창이다.

원예치료는 식물을 이용해 인간의 인지, 사회, 정서, 신체 능력을 개선시키고 이를 통해 인간의 신체 및 정신적 치유를 도모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대표는 원예치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흙을 만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흙으로 놀이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게임기, 컴퓨터, 스마트폰 등 기계하고만 놀죠. 아이들의 정서는 더욱 차가워지고 메마르고 있어요. 이런 아이들에게 흙을 만지게 하는 것 자체가 치료이자 학습이에요. 흙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인지, 신체 능력이 향상되죠. 또 식물이 성장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수확하는 전 과정을 관찰하며 성취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최근 농가에서 하는 체험농장도 비전문적이긴 하나 원예치료의 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방과후 수업, 텃밭활동 등에 강사로 나서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장애 영유아시설인 ‘맑은집’에서 3년째 원예치료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원예치료를 하면 아이들의 변화가 뚜렷이 관찰돼요. 표정이 밝아지고 언어, 정서, 행동 등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죠. 특히 장애우 아이들에게는 사회성을 키워주고 식물을 통해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원예치료는 생명을 관찰하고 다루기 때문에 생명의 존엄성을 키워줘 아이들 성장에 필수적인 교육이자 치료입니다.”

원예치료가 우리나라에 정착한지 10여년. 아직은 연구가 다양하게 이뤄지지 않아 어려운 점도 많지만 꾸준히 연구해 나갈 것이라는 그녀의 포부가 당차다.
“우선 원예치료사 1급을 따서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에요. 또 텃밭활동을 중심으로 한 아이들 체험학습장을 전문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죠. 농업·농촌의 정서적 효과를 바탕으로 원예치료를 꾸준히 이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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