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부르는 맛의 유혹
러셀 L. 블레이록 (지은이) | 강민재 (옮긴이) | 에코리브르
인류가 MSG를 섭취한 지 100년. 안전성에 대한 찬반양론은 여전히 뜨겁기만 하다. 최근 한 지상파 방송에서 양측의 권위 있는 전문가가 출연해 심층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과연 MSG로 대표되는 식품 첨가물은 믿을 만한가?
이 책은 글루탐산과 여타 흥분독소가 성장기의 뇌 발달 방식을 바꾸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밝혀낸 실험과 신경계를 손상시키는 흥분독소를 비롯해 신경계 질환과 관련한 중요한 연구 사례를 소개한다. 실험은 유아기부터 이 강력한 화합물에 노출될 경우 뇌 발달에 이상이 생겨 아이가 성장하면서 학습 장애와 행동 장애, 더러는 폭력적인 행동을 유발한다는 일부 신경과학자들의 가설을 토대로 한다.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
마크 펜더그라스트 저/정미나 역 | 을유문화사
커피에 얽힌 정치, 경제, 문화, 전쟁 등이 흥미롭게 전개되는 커피사 책이다. 기존에 커피의 역사에 대해 다뤘던 책들은 1930년대에 출간된 것으로, 최근의 이야기가 담기지 않았지만 이 책의 원서는 2010년 10월에 출간돼 최근의 흐름까지 담고 있다. 또한 저자가 3백 명을 인터뷰하는 등 철저한 자료 조사를 통해 객관적이고 꼼꼼하게 썼기에 신뢰할 수 있다.
호기심에 발동을 걸어 주는 커피의 유례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어떻게 전 세계인들이 커피에 빠져들게 됐는지 전파 과정을 보여 주고 나서, 참혹한 환경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노예들 그리고 노예제가 없어지고 나서도 노예와 크게 다를 바 없는 환경에서 일하는 농민 노동자들의 모습과 커피가 농장주들의 배만 불리는 현실, 커피 마케팅 전쟁의 시작과 더불어 격동의 시대가 열리는 모습을 보여 준다. 커피의 새로운 시대, 그 스페셜티 커피 열풍은 지금도 이어지며 전 세계 커피 애호가들의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 그리고 저렴한 커피 값을 위해 희생되어 온 농민 노동자를 돌아보는 사람들이 펼치는 공정무역 등 일련의 노력들이 소개되며 꽤 흐뭇하게 마무리 된다.

꼬리 치는 당신
권혁웅 (지은이) | 김수옥 | 김다정 (그림) | 마음산책
『꼬리 치는 당신』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온갖 초식/육식동물부터 공룡, 도도새, 모아처럼 이제는 세상에서 사라진 동물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그간 누누이 관심 가져온 동물에 대한 애정을 집대성한 책이다.
이 책에는 시인의 감성 어린 생각과 깨달음을 각주처럼, 추임새처럼 덧붙였다. 생물책과 철학책과 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유와 그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시집이나 백과사전처럼 거듭 꺼내 읽고 싶은 여지를 마련한다.
저자는 아무런 꾸밈 없이 적나라하게, 가장 본능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동물들에게 가장 인간다운 방식의 화답을 한다. 연민과 애정뿐 아니라 혐오까지도 솔직히 드러내는 것. 사람이라는 ‘동물’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동원해 동물 세계를 경이해 마지않는 그의 존중법은, 그래서 무척 동물적이고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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