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가 재배하는 ‘아로니아·여주’ 드셔보세요”

‘나무꾼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의 날개옷을 숨긴다. 날개옷이 없어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선녀는 나무꾼과 결혼해 세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산다.’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이다. 그런데 동화 속 이야기가 경기도 양주시 남면의 한 시골마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바로 블로그 ‘선녀와 농사꾼’을 운영하고 있는 <초록마을 지혜농장> 김순정 대표의 이야기이다.

김 대표는 지난 1992년 결혼과 동시에 남편 고향인 양주시에 정착했다. 농촌에 정착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그녀가 본격적으로 여성농업인으로 나선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선녀’처럼 곱고 예쁘게 살고 싶었던 서울토박이 그녀가 투박하게만 보였던 농촌생활에 호감을 느낄 리 없었다.

“건강이 좋지 않던 시조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양주에 신혼살림을 차리게 됐어요. 처음엔 5년만 살다 도시로 나가자는 남편의 말을 믿고 따랐죠. 그런데 5년이 10년이 되고 20년이 되도록 날개옷을 돌려받지 못했어요. 어느새 농촌은 제 삶의 터전이 되어 있었습니다.”

날개옷을 잃어버린 선녀 김 대표의 좌충우돌 농촌정착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그러나 그녀는 농촌에 들어왔어도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도시생활을 꿈꿨다. 보육교사, 상담교사 활동을 하며 농사는 등한시했다.

“농촌에 들어왔어도 농사를 짓지 않았어요. 그냥 우리 식구 먹을 텃밭정도가 전부였죠. 그런데 문득 ‘농촌에 정착한 이상 농업을 버릴 수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김 대표는 “약이 되는 농산물을 재배해 소비자들에게 건강을 선물해주겠다“는 포부로 농사를 시작했다. 그녀의 주작목은 약용작물로 알려진 아로니아와 여주.
“아로니아는 안토시아닌이 다량 함유돼 있어 항암효과가 탁월하고, 혈액순환, 면역력 증진, 당뇨개선 등의 효과가 있어요. 여주도 식물 인슐린이라고 불릴 정도로 당뇨에 탁월하고 고혈압에 효과적이며 지방 연소를 촉진해 다이어트에 탁월하죠. 두 작물모두 일반적인 작물이 아니고 주로 약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판로가 넓진 않지만 소비자들에게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농작물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으로 농사짓고 있습니다.”

이런 그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일까. 최근 아로니아와 여주의 효능이 여러 매체에 소개되며 각광받고 있어 판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화학농약은 물론, 친환경농약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그대로 아로니아와 여주를 생산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

“최근 중국에서 들어온 말린 여주가 국내산으로 둔갑해 파는 곳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의심을 많이 하세요. 그래서 농장을 찾아와 직접 구매해가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죠.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농장은 풀이 무성하지만 오히려 그 모습을 더 좋아해주시더라구요. 또 저를 믿고 세척하지도 않은 여주를 한입 베어 드실 때면 농사지을 힘이 납니다.”

농사에 이제 막 걸음마를 땐 김 대표, 그녀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말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농산물을 제공하기 위해 아로니아와 여주의 재배면적을 넓히고 도라지, 고사리 등 다른 약용작물도 심을 예정이죠. 또 아로니아와 여주의 대중화를 위해 주스, 환 등 가공품도 생산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어우를 수 있는 농촌체험농장도 운영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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