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가려운 곳 긁어주는 센터”

  
 
  
 
2002년에 3월에 개소해서 벌써 운영 6년차가 돼가는 거창여성농업인센터.

거창여성농업인센터는 여성농업인 고충상담과 영유아 보육활동, 방과후 학습지도 외에도 여성농업인 교육과 도·농 교류 등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모범답안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른 센터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거창 센터도 물론 갖고 있지만 운영진들 모두 어려움을 어려움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 어려움을 발전 가능성이라 여기며 최선을 다해 운영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유일한 ‘전문 상담원’ 운용
거창에 거주하는 윤모 씨(43세). 활동적인 그녀에 비해 너무도 소극적이고 여성스런 남편이 사회 활동을 못하게 하고 지나치게 간섭 해 급기야 가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여성농업인센터의 부부 상담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원만한 부부관계 유지하고 있고 지금도 월1회 부부가 함께하는 정기상담 중이다.

5년전 가출한 남편이 남긴 농협 농가부채 5천만원, 카드 및 사채 천만원 때문에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최모 씨(34세). 여성농업인센터가 알선한 배드뱅크를 이용해 장기분활상환을 시작했고, 면사무소 사회복지과의 도움으로 취업도 할 수 있게 됐다.

아들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며느리마저 친정으로 가버리면서 한살배기 손자를 떠안게된 이 모씨(52세)는 손자 양육에 농사일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다 여성농업인센터의 도움으로 법정저소득층으로 인정받게 됐고 그 덕분에 손자를 인근의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게돼 한시름 놓았다.

또 보일러가 고장나 감기가 자주 걸려 고생하고 있었지만 금전적 여유도 없고 여자 힘으로 고치기가 힘들어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여성농업인센터가 자활후견기관을 통해 보일러를 고쳐줬다.

결혼 5년차의 또 다른 이모 씨(35세)는 남편의 무능력함과 게으름, 또 늘어나는 농가부채로 인한 막막함으로 이혼결심을 하던 차에 여성농업인센터의 상담프로그램을 알게됐고 상담을 받게 됐다. 1시간가량의 전화상담과 센터 상담사의 가정방문을 통해 현재 이혼보다는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고 있다.

거창지역 여성농업인의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는 거창여성농업인센터의 몇몇 활동사례다.

거창여성농업인센터는 전문 상담사 1명과 상담사 양성교육을 받은 상담 도우미 4명을 채용하고, 청소년·아동상담, 부모교육, 가족상담, 성폭력상담, 포도유기농·농업문제상담, 장애아동상담으로 세분화해 전문적인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거창여성농업인센터에 따르면 고충상담 건수가 월평균 50건이 넘을 정도로 센터의 상담창구는 활성화돼있다. 부부문제, 고부갈등, 아동 및 청소년상담, 자녀교육 상담 등 농촌 가정의 고민거리는 모두다 상담 대상이 된다.

이같은 거창여성농업인센터의 상담사업은 크고작은 문제가 해결되는 것 뿐아니라 사고도 미연에 방지해 지역민들의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특색있는 부정기 사업들
거창여성농업인센터는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회원들의 책임감으로 참여율이 높아지고 고정 참여자가 생기니 교육의 내용도 알찰 수 밖에 없다.

항상 회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업을 구상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거창만의 특별한 교육내용도 많아졌다.
이 가운데 청소년 목욕쿠폰 지원사업이 눈에 띤다. 소외계층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목욕쿠폰을 지원해 청결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돕는 사업이다. 현재 모두 25명이 지원받고 있는데, 저소득 청소년들이 주위의 따돌림을 막고 스스로의 건강을 돌볼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여성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좌욕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주말마다 센터에서 쑥 훈증 좌욕뜸을 실시해 여성농업인의 자궁질환 예방을 돕고 있으며, 실제 자궁질환이 있는 환자의 임대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호응이 높다.

특히 부부집단상담 사업의 경우 처음에는 농촌지역의 정서상 부부참여대상을 모으기가 어려웠으나 참가했던 부부들의 입소문을 통해 현재는 참여를 희망하는 부부들도 늘고 있다. 집단상담프로그램을 받은 부부들은 부부간의 불만을 털어놓고 서로의 감정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돼 서로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런 사업들이 대부분 일회성에 그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부정기 사업에 대한 지원이 전혀 없다 보니 아무리 좋은 사업을 계획해도 한정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일회성 사업으로 끝나곤 한다는 것. 폭넓은 지역의 많은 여성농업인이 이같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부정기 사업에 대한 국가의 고정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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