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종 대
국립축산과학원 가금과 연구관



현재 토종닭 산업은 전체 육계시장의 10% 정도만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대부분은 토착종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재래종은 육질은 좋으나 사육기간이 길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지난 2008년 개발한 우리맛닭은 이러한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 했다고 할 수 있으나 아직 차지하는 비율이 극히 적은 것은 사실이다. 이는 아직 우리나라의 가금육종에 대한 인적 물적 지원이 적었던 것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골든시드프로젝트라는 사업을 통해 우리 유전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품종개발을 2012년부터 기획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쌀을 비롯해 총 20개의 품목에 대해 추진하고 있으며 이중에는 닭도 포함이 됐다. 닭 종자 개발에는 총 200억여원이 9년에 걸쳐 투자될 예정이며 우리입맛에 맞는 국산종자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일은 미래의 수요를 예측해 개발하는 어떻게 보면 점쟁이의 능력을 가져야할 분야이다. 신품종 개발 사업은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리는 사업으로 연구에 상당한 기간이 요구되는 장기과제가 되므로 앞으로 어떠한 닭고기를 소비자가 원할지 예측해 그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매우 힘든 과제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관찰과 예측이 필요한 사업일 것이나 다음의 몇 가지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개발될 품종은 육량보다는 육질에 우선돼야 한다. 이는 현재 글로벌 기업이 전 세계 대부분의 종계를 공급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자본과 보유한 유전자원과 자본으로 생산되는 개량종과 경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들의 주목적인 빨리 자라는 품종보다는 그들에 비해 성장이 약간 느리긴 해도 육질이 좋은 품종으로의 개량에 주목적을 둬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우리 전통음식에 맞는 품종의 개발이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인지는 모르나 고유의 음식에는 고유의 맛을 내는 재료가 필요하다. 즉 우리입맛에 맞는 음식을 요리하기 위해서는 이에 맞는 식재료의 공급이 필요하다. 이는 얼마 전 TV에서 일반육계, 노계와 토종닭으로 동일한 조건에서 동일한 요리방법으로 만든 닭백숙을 비교해 맛을 보는 것이 방영된 적이 있다.

육질에서 단연 차이가 나므로 맛과 육수의 차이를 보임으로 토종닭이 가장 적합한 요리재료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프랑스의 토종닭 시장이 전체 육계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대만에서도 약 50%를 차지하는 이유일 것이며 베트남으로 우리나라의 노계가 수출되는 이유일 것이다.

셋째로, 개발되는 품종에 가장 적합한 사양조건의 제시가 될 것이다. 이는 아무리 좋은 종자를 가져도 사양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할 경우에는 최상의 상품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발되는 품종의 특성에 맞는 사료 및 급여체계와 같은 사양관리의 조건, 고부가가치 생산에 적합한(친환경관리시스템과 같은) 환경의 조건과 이에 적합한 방역조건 등을 제시함으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넷째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개발되는 품종이 개발됐을 때 이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요리의 개발 등 마케팅 전략의 수립과 홍보가 필요할 것이다.

새천년을 맞이하면서 국민의 재래종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토종닭협회의 필요성이 인지되면서 2003년부터 한국토종닭협회의 기반이 조성됐으며 정부에서도 골든시드프로젝트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품종의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토종닭산업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너무 많다. 그러나 산·학·연이 합심해 넘어야 할 산을 하나씩 가다보면 어느덧 정상에 서리라 생각한다. 굳건한 협력체계는 앞서 제시한 여러 가지 조건보다도 중요한 일이므로 더욱 공고한 협력체계 유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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