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제주마’ 교배…생활승마 계통 구축


“승마장 290여개, 승마인구 2만 5천명정도. 시작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 사람들 체형에 맞는 승마용 말부터 구해야 합니다. 그 일을 난지축산시험장에서 하는거죠.”

갑오년 말의 해를 맞아, 정부가 ‘말산업육성법’을 통해 추진해오던 말산업정책이 더욱 가속을 낼 태세다. 특히 대중성을 높이는 문제가 최대의 화두인 승마산업은 올해를 교두보로, 문화의 패턴을 바꾸는 중차대한 꿈의 실현을 앞두고 있다. 그 정책의 중심에서 김남영 연구사가 하는 일이 말 개량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경주마인 더러브렛은 승부욕이 강해 속력을 내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취미생활인 승마용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또 체고(신장)도 160㎝가 넘어 너무 크죠. 이를 140㎝정도로 육성하는 사업, 곳곳의 한국적 지역 특색에 맞고 원만한 성격을 가진 말을 키우는 사업의 주된 우리의 업무입니다.”

가축 번식분야 전문가인 김 연구사에 따르면 경주마인 더러브렛에 체고가 120㎝규모인 제주토종마를 교배시켜, 유전체적인 연구와 병행해 ‘한국형승마용’을 키워내는 사업을 난지축산시험장이 하고 있는 것이다. 말을 개량하는 문제는 1년에 1마리의 새끼를 낳기 때문에 좋은 종의 말 유전체를 정착시키기엔 상당한 어려움이 수반된다. 더욱이 기존 제주마에 대한 유전학적 분류도 아직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점이 김남영 연구사에게는 ‘서부개척시대’를 연상케하는 굳은 결심을 갖게 한다. 만만치 않은 인고의 나날이 될 것이다.

“최근에 시험장 내에서 육성중인 마필에 대해 출생 당일부터 3년간 3개월 또는 6개월 간격으로 13개 부위에 체형을 측정했습니다. 이런 체형 측정 자료들을 계속 수집해 유전체적 연구와 병행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체형측정에 의해 마필을 개량하는 속도보다 유전체 데이터와 체형 데이터의 융합으로 개량의 속도가 빠를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김 연구사는 또 승용마 육성사업은 분명 농가소득의 한축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6차산업화에 말산업은 최고의 롤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농가들의 말육성사업이 소득사업으로 자리할 수 있고, 지역마다 승마체험이나 말고기 등으로 패키지를 만들어 특화사업을 펼칠 수 있습니다. 자연스레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로 성장하겠죠.”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시험장에서는 2009년 첫 교배를 시작으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214마리의 망아지를 생산, 털색깔이 흑색 및 흑백얼루기 마필 195마리에 대해서는 혈통관리를 위해 한국마사회 말 등록원에 등록했다.

최근 3년간 총 41마리의 후보 승용마를 보급했고, 그중 한 마리는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승마대회 장애물비월 경기에 출전, 우승을 차지했다. 난지축산시험장은 올해부터 매년 15마리정도의 후보 승용마를 보급해 생활승마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머지않아 대중적인 승마용말이 전국에 퍼질 겁니다. 이런 승마산업의 대중적 시스템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기위한 첫단계 연구가 ‘우리말’이 무엇인지 확실한 모델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아니겠어요. 충분히 괜찮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같이 김남영 연구사는 생활승마의 대중화에 인생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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