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농장 통해 유기농업의 참 뜻 이어나가…

설날이 지나고 입춘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가온들찬빛 체험농장. 쌀쌀한 날씨에도 농장앞에 냇물은 서서히 녹고, 땅도 기지개를 편다. 농장 하우스에는 싱싱하고 탐스런 딸기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양평군은 전국최초로 친환경 농업특구로 지정되는 등 유기농업의 메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기농업이 정착된 곳이다. 이곳에서 유정숙(48)씨는 남편 노태환(51)씨와 함께 20년넘게 딸기농사를 짓고 있다. 특히 노태환씨는 양평군 유기농 인증1호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녀는 땅이 좋아 농사를 짓고, 땅을 살리려 농사를 짓고 있다.
“농사는 땅이 중요해요. 유기농업을 하는 이유 중에 하나도 땅을 살린 농업을 한다는 자부심이고요. 20년 넘게 딸기농사를 짓고 있고, 최근에는 체험도 하고 있습니다.”

차분한 목소리,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녀의 얼굴에는 그간의 세월이 묻어나는 듯 보였다. 사실 그녀의 터전은 이곳 용문면에서 조금 떨어진 ‘두물머리’였다.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이 만나 하나가 된다는 두물머리는 ‘유기농업의 상징지’처럼 여겨졌지만 몇 년 전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지금은 ‘유기농업의 저항지’로 기록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용문면에서 터를 잡은 지 3년, 파내도 파내도 끝이 없던 쓰레기로 가득했던 땅을 다시 일궈 꿈을 이어나가고 있다.

“두물머리는 유기농업이 정착된 곳이었어요. 그곳에서 남편이 팔당생명살림연대를 만들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꿈을 꾸면서 살았어요. 정책으로 인해 여기 있지만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꿈을 꿉니다.”

그녀가 운영하는 가온들찬빛 체험농장은 이름에서 보듯이 1년내내 체험이 마련돼 있다. 프로그램도 딸기 수확부터 진흙 빚기. 뗏목타기, 쌈채소 등 계절별 농산물을 수확 할 수 있다.
특히 체험객은 오전, 오후 한 팀씩만 받고 있는데 줄지어 오는 사람들에 떠밀려 쫓기듯이 보내기 싫어서다. 아이들은 딸기를 따고 징검다리에서 뛰어노는 동안 어른들은 하우스 안에서 차를 마시고, 고구마를 쪄 먹기도 한다. 또 평일에는 주로 학생, 주말에는 가족단위 체험객을 유치해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
“명색이 교육농장인데 오는 사람들 모두 즐겁게 놀다가 가야지요. 농촌체험은 계산적으로 운영하면 안되는 것 같아요. 저도 체험비는 받지만 그보다는 정이 우선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2004년 그녀는 양평군 두물머리에 풀씨방과후 학교를 직접 만들어 지역 아동들을 돌볼 수 있는 배움터를 만들었다. 그녀의 아이들을 비롯해 5명으로 시작한 학교는 어느 새 60여명의 아이들에게 자연과 생명을 가르치고 있다.

“저도 농사를 지으면서 아이들을 키우려니 신경도 못쓰고 방치되는 것 같아 마음 맞는 사람들과 뜻을 모았지요, 큰 일은 아니지만 어른들도 더 가까워지고, 아이들도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 같아 좋습니다.”
그녀는 오늘도 자연과 함께 꾸밈없이 살아가고, 자연순환농업의 마음을 담아 농사를 짓고 있다. 들판 가운데 빛이 가득찬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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