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지 정성들인 백화차·백초차 어때요?”

백 가지 꽃잎을 달여 만든 백화차와 백 가지 새순잎과 뿌리를 달여 만든 백초차.
지난 14일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연수리 양평꽃차문화교육원. ‘이룸터’라고 적힌 대문을 밀고 들어가니 한명희원장과 남편 권혁수씨가 반갑게 맞아준다. 예쁜 마당, 아담한 교육장을 지나 고즈넉한 방에 들어서니 나팔꽃, 맨드라미, 홍화 색색깔의 꽃차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 같이 물감을 타 놓은 것처럼 색이 선명하다.

5년전 이곳 양평에 귀농했다는 한명희 원장은 꽃차전문가로 앞서말한 나팔꽃, 맨드라미를 비롯해 우엉, 울금, 초석잠처럼 산야초까지 모두 차로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우엉차는 먹기 편해서 그런지 단연 인기라고 하는데 직접 손으로 썰어서 말리는 정성을 들이고 있다.

“전남 보성이 고향이라서 그런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차를 만지면서 컸어요. 지금도 친정에는 차를 하고 계시고요. 차와 평생 함께할 운명인가봐요. 꽃차와 산야초차가 건강에도 좋고, 귀농을 하는데도 도움이 됐어요. 여성농업인들이 배워두면 유용하게 쓰일꺼에요.”

곱상한 얼굴로 수수하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한 원장은 알고보니 전직 비행기 승무원 출신으로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옆에 앉아있는 남편 권혁수씨의 얼굴에도 편안함이 보였다.
양평꽃차문화교육원은 꽃차 교육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꽃차를 가르쳐주고, 한 원장은 전국의 대학교에서 꽃차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남편 권혁수씨가 인근 지평면에서 꽃과 산야초를 재배해 한 원장이 마음놓고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다루는 꽃만 100여가지가 넘는데 남편이 일부를 재배해 도와주고 있어 고마워요. 또 댓잎같은 것은 보성에서 친정어머니가 공수해주기도 해요. 평범한 일상속에서 재미를 찾고 있는 것이지요.”
또 국화차는 비타민 활성화, 우엉차는 비만과 노화방지, 감잎차는 감기예방에 좋은 것처럼 기능도 다양했다.

꽃차는 정성이라고 한다. 꽃을 따서 잘 덖어야 하고, 살아 있는 듯 잘 간직해야 한다. 또 얇은 꽃은 몇 시간 만에 마르기도 하지만, 건조되는데 스무시간 이상 걸리는 꽃도 있다고 한다. 꽃은 말리다 중간에 멈추면 색이 변하기 때문에 한 번 시작하면 완전 건조될 때까지 멈출 수 없다고 한다. 때로는 아침에 시작해서 밤새워야하는 날도 있어 건조기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한 원장은 맛과 향과 색은 하늘과 땅 차이인 만큼 정도를 지키려 노력한다고. 눈으로 보니 수제 꽃차에 들어가는 정성이 돈으로 계산하기 어려울 만큼 커 보였다.

“종종 들르세요. 여름에 오시면 자고가도 좋고, 주변에 발 담글 곳도 많아요. 저는 따뜻해지면 꽃하고 약초캐러 산으로 들판으로 나가서 돌아다닐 것 같아요. 생각만해도 신납니다.”
전화번호 : 010-9109-5371
주소 :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연수리 539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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