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정감과 즐거움이 있는 ‘학정마을’

전라북도 임실군 삼계면에 위치한 학정마을은 포근하게 산이 둘러싸고 있고 마을 입구에 맑고 깨끗한 학정저수지가 산과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또한 예부터 학구열이 높아 150여명의 박사를 배출했다하여 박사골마을이란 별칭도 붙었으며 주변에 전통가옥과 문화재들이 잘 보전돼 있다.
학정마을은 아름다운 산수와 마을의 전통을 잇기 위해서는 마을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남촌영농조합법인(이하 남촌/대표 김학주)을 설립, 마을공동체를 살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지역경제활성화, 마을공동체가 해답”

남촌의 시초는 지난 2008년 학정마을이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되면서부터이다. 남촌의 실무자이자 전라북도마을기업협회회장인 신승철 학정마을위원장을 주축으로 몇몇 주민들이 “마을공동체를 다시 살려보자”는 움직임이 시작됐던 것.

신 위원장은 “과거 우리나라의 지역경제는 마을을 중심으로 한 지역공동체 사회였지만 산업화, 도시화로 지역공동체는 점점 파괴됐다”며 “마을 주민들이 하나로 뭉쳐 마을공동체를 만든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을기업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와해된 마을공동체를 다시 일으킨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을을 위해 출자금을 선뜻 내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신 위원장은 먼저 솔선수범해 마을기업에 투자하며 마을공동체의 가능성을 주민들에게 보여줬다.

신 위원장은 “하나의 힘보다 다수가 힘을 모았을 때 그 힘이 몇 배로 커지듯, 마을주민들이 힘을 합친다면 마을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질 것”이라며 “나 혼자 살겠다가 아니라 마을을 통해 함께 잘 살자는 마음으로 주민들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주민들을 설득하고 공동체로 뭉치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마을주민들과 인근 지역에서 마을공동체에 동참 의사를 밝히며 출자금만 1억8백여만 원이 모아졌다.

“농한기 활용해 마을공동사업 펼쳐”

남촌은 마을을 살리기 위한 첫 번째 방법으로 주민들의 소득향상을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 위원장은 “생산비로 농산물 가격이 정해지는 것이 아닌 시장논리로 정부에 의해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농업인들이 농사로만 먹고살기 힘들어졌다”며 “농가를 살리기 위해선 농산물을 가공해 부가수익을 올려야한다”고 말했다.

남촌은 학정마을의 주요 생산물인 쌀과 배를 이용해 가공 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요품목은 전통쌀엿, 조청, 배즙. 특히 재료를 속이지 않고 쌀과 엿기름만으로만 만들 전통 쌀엿은 은은하게 퍼지는 감칠맛 나는 단맛이 일품이다. 또 입에 붙지 않고 바삭거림이 특징이다. 오랜 시간 정직하게 제품을 만들어와 탄탄한 인지도를 가지고 전국으로 판매되고 있다.

특히 12월부터 2월까지 농한기에 집중적으로 가공작업을 하고 있어 일자리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주민들은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수 있어서 좋고, 수익이 없는 공백기인 농한기에 일거리가 생겨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귀농 컨설팅 도와 젊은 인력 유입”

남촌의 마을 살리기 두 번째 방법은 귀농인 유치이다. 마을을 위한 사업을 펼치려면 인적자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농촌 현실은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남촌은 귀농인을 학정마을로 유입시키기 위해 집터, 농지구입 등 마을에 이주했을 때 필요한 컨설팅을 도와주고 있다.
이 결과 15가구의 귀농인이 이주해 현재 50여가구가 학정마을에 유입됐다. 또 5가구가 추가로 이주할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마을조경, 주민들 역량강화 등 인프라를 구축 마을공동체가 더 활발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남녀노소 모두 재미있게 잘사는 마을, 아름다운 마을이 될 ‘학정마을’을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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