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숙성 거쳐 맛·영양 풍부한 ‘오미자원액’

▲ 유영매(왼쪽), 김형곤 부부
“30여년 간 오미자농사를 짓고 오미자원액을 생산했지만 단 한 번도 홍보마케팅을 해본 적이 없어요. 오미자의 품질, 이것이 우리의 얼굴이자 명함이었습니다.”
충청남도 금산군 복수면 곡남리 <금산오미자농원> 유영매·김현곤 부부는 오미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인삼으로 대표되는 금산에서 외로이 오미자농사를 짓고 있지만 ‘금산오미자’의 명성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어 이 자부심이 헛된 말은 아니었다.

오미자농사는 남편 김현곤 씨가 군 제대 후 소득 작목을 찾던 중 농촌지도소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이후 유영매 씨와 결혼하며 오미자농사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장수군에 토종 오미자를 생산하는 몇몇 농가만 있을 뿐 오미자생산농가가 많지 않고 재배법도 잘 알려지지 않아  재배에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나 이보다 더 어려운 것은 판로였다.

특히 1980년대 중국산 한약재가 개방되며 중국산 오미자가 밀려들어오기 시작, 국내산 오미자 가격이 폭락하며 어려움은 더욱 가중됐다. 게다가 ‘국내산보다 중국산 오미자가 더 좋다’라는 헛소문이 퍼지며 오히려 중국산 오미자의 가격이 더 높게 팔리는 경우가 됐다. 당시 600g당 3만원에 판매되던 국내산 오미자가 2천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됐다. 그야말로 똥값이 된 것이다.

다른 농가들은 하나 둘씩 다른 작물로 전환했지만 부부는 오미자에 대한 믿음으로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판로가 막히고, 가격마저 폭락해 애써 농사지은 오미자는 처치곤란이 됐다. 그때 유영매 씨의 번뜩이는 이디어가 금산오미자농원의 희망이 됐다.

유영매 씨는 “예부터 오미자를 꿀에 재어 먹으면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이 있듯 오미자청은 그 효능이 뛰어나다”며 “판매하지 못한 오미자를 몸에 좋은 오미자청으로 만들어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나눠먹었는데, 반응이 좋아 판매까지 하게 됐다”고 전했다.

부부는 오랜 기간에 걸친 연구 끝에 오미자원액을 생산해 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직접 가공기계를 설계하고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미자원액은 일반적인 오미자청과 확연히 다르다고 부부는 자부한다. 생오미자를 설탕과 적절한 비율로 섞어 6개월간의 발효·숙성기간을 걸치기 때문이다.

김현곤 씨는 “발효·숙성기간에 알콜발효가 일어나는데, 이 알콜성분으로 인해 물에는 녹아 나오지 않는 오미자씨앗에 있는 지용성 성분도 원액에 우러나오게 된다”며 “우리 오미자원액은 단순 오미자물이 아닌 오미자의 모든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맛과 효능이 더욱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생산된 오미자원액은 불티나게 팔렸다. 한 살림, 우리농 등 생협에 주로 납품되며 판로도 안정되고 단골층도 많이 생겼다. 따로 팜플렛을 만들거나 명함을 만들어 홍보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금산오미자농원의 오미자원액을 찾았다.

부부는 금산에 1만여평의 농장 외에도 강원도 인제에 3만여평의 오미자 농원을 조성, 고품질의 오미자를 생산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부족해 문경에서 오미자를 수매해 오미자원액을 생산하고 있다. 년에 소비하는 오미자만 80~100톤이나 된다.

부부는 “지난 30여년 간 오미자만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지만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며 “현재 오미자 식초, 오미자 와인 제품 개발을 완료했으며 더욱 완벽한 오미자 가공품을 완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연구·개발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의전화. 041-753-3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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