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땀이 빚어낸 소중한 먹거리

상북도 영주시 장수면 두전리, 한적한 마을길을 따라가다 보니 대문에 큼지막이 ‘안국봉’ ‘시래기’ ‘육묘’ ‘생강’ 등이 쓰여 있는 곳이 눈에 띤다. 안으로 들어가니 비닐하우스 여러 동이 일열로 나열돼 있고 그 안에는 본밭에 나갈 채비를 마친 파릇파릇한 채소모종 새싹이 가득하다. 이곳은 안국봉영농조합법인(이하 안국봉/대표 황순자)으로 육묘사업, 시래기건나물 가공 사업 등을 통해 지역 농산물 소비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며 농촌 성공사례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 ‘생산가공판매’로 연중사업 실시

안국봉의 모태는 ‘영주프러그육묘공장’으로 지난 1999년 채소모종사업으로 시작했다. 당시 영주지역에서 사용할 모종은 대부분 외지에 의존하고 있어 모종장이 시급했던 상황. 이에 농촌진흥청 공동체사업으로 채소모종사업을 시작했고, 황순자 대표가 맡아 농가에 모종을 안정적으로 판매하며 지역 모종산업을 발전시켰다.

모종사업에 기반을 다져갔지만 황 대표의 고민은 더욱 커져갔다. 2,400여평의 시설하우스에 봄이 다가오고 농사 준비가 한창인 3~5월에는 파릇파릇한 채소모종들로 가득했지만 모종이 끝난 이후에는 시설을 사용하지 않아 놀리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인력도 문제였다. 일손이 몰리는 농업의 특성상 단기로 근로자를 고용해 왔는데, 이후 그 인력을 다시 고용하려고 해도 이미 일거리를 찾아 다른 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어 인력공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황 대표는 시설을 활용하고 지역의 인력을 상시 고용할 수 있는 사업을 고안, 시래기 가공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황 대표는 노지수박생산이후 후작을 고민하는 농가에게 무 생산을 권장했다. 안국봉에서는 무 모종을 농가에 공급하고, 생산된 무는 지역에 있는 단무지공장에서 100% 수매토록 협약을 맺어 농업인들의 판로도 해결했다. 또한 단무지공장에서 시래기를 공수해 시래기를 가공판매했다. 이로 인해 모종사업 후 비어있는 시설을 시래기 건조장으로 바꿔 시설활용도를 높였고, 연중 일거리를 창출해 상근직 근로자를 채용할 수 있었다.

# 지역농산물 활용한 가공품 출시

안국봉은 가공 사업을 시작하며 지난 2011년 여성가족부의 농촌여성일자리창출에 시래기 관련 사업을 공모해 선정됐다. 이후 2012년 예비사회적기업 전환했고, 2014년 3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으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국봉은 시래기 가공뿐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활용해 건조판매하는 임가공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고춧잎, 피자마잎, 취나물, 가지, 호박오가리, 고사리, 무말랭이, 토란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으며,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가공품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또한 가정에서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물만 부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시래기밥을 개발,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 고령농촌여성 일자리 창출 앞장

안국봉에서는 모종사업에서 가공사업까지 연계하며 연중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7명의 인력이 상시근무하고 있으며, 봄, 가을철 일손이 많이 필요할 때는 하루에 20명 이상의 일용직을 고용하기도 한다. 이때 고용되는 인력은 대부분은 지역 여성들로 농촌여성, 특히 고령농촌여성들의 일자리창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지역농산물을 상품화해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농촌여성의 안정된 일자리 창출을 위해 꾸준히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더불어 젊은 귀농귀촌인들이 농촌으로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후배양성과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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