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도 척척, 일도 척척 멀티 여성농업인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산수일화 이사비나, 송수진씨는 봄에는 음나무, 가을에는 감국을 재배하는 여성농업인 모녀다. 또 농업을 하면서도 각자 일을 갖고 있는 멀티플레이어 여성농업인다. 어머니인 이사비나씨는 파주시 적성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사무를 보고 있고, 딸인 송수진씨도 적성면 산머루 마을에서 사무장을 맡고 있다. 특히 송수진씨는 방송작가 활동을 하다가 엄마의 권유로 한국농수산대학에서 특용작물을 공부 하는 등 농촌에서는 보기 드문 아가씨 여성농업인으로 통한다.

농촌생활에 답답함을 느끼지 않느냐는 물음에 “불편할 것도 없고,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면 즐겁게 살고 있다”고 당차게 대답하는 송수진씨다.
또 이사비나씨는 적성면의 한 농업법인회사에서 운영위원도 맡고 있는데 독특한 이름도 본명이라고 한다.

모녀는 각자 일을 하면서도 봄에는 음나무순을 채취하고, 가을에는 수제 감국차를 판매하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개두릅’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음나무순은 이맘때가 채취의 가장 적기로 신경통이나 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월말이나 4월초에 채취한 연한 음나무순은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그늘에 말려서 차로 이용할 수 있다. 음나무 가지는 닭백숙을 하는 곳에서 사용되기도 한다. 가을에 맛볼 수 있는 감국차는 해열, 해독, 감기로 인한 두통에 효과적이다. 산수일화 감국은 야생환경에서 자란 토종감국이다.

“농사가 주업인지, 그 외의 일이 주업인지 가끔 헛갈릴때도 있지만 우리는 흙이 좋고, 농사를 짓는 여성농업인입니다. 농사를 짓고 있고,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려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를 짓는 모녀에게도 안타까움은 있다. 아무래도 산에다 음나무와 감국을 재배하다보니 일부사람들이 베어가거나 캐가는 경우가 허다한 것.

“음나무가 알려지면서 나무를 베어가는 사람들이 허다합니다. 5년이상 잘 자란 나무들만 베어가는데 그것먹고 얼마나 잘 살지 궁금합니다. 언젠가부터는 요즘 같은 봄날씨에 나물캐는 사람들이 좋게만은 보이지 않게 되는 이유입니다.” 울타리를 만들어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고 한다. 산을 찾는 건 말릴 수 없지만 산에 심어진 산나물이나 약초도 주인이 있는 경우가 많아 함부로 캐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어머니 이사비나씨는 농촌에 들어온지 20년 가까이 되지만 아직도 농사에 대한 욕심이 크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좀 더 적지에서 음나무와 감국을 재배하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은 하는 일도 있고해서 아무래도 농사에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는데 나중에는 좋은 터에서 음나무와 감국을 재배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농사짓는 사람이 농사에 신경쓰는 것이 당연한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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