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하는 부부의 귀농스토리

충남 예산군 신양면 산골 깊은 곳. 하늘, 땅, 물, 향기가 합쳐진 천지수향농원은 깊은 산새 만큼이나 청량감을 주는 곳이다.

최경숙(50)대표는 이곳에서 고사리, 오미자, 배추, 땅콩 등을 재배하는 귀농 여성농업인이다. 그녀의 경력은 다소 이색적이다. 피아노 전공자로 도시에 있을때는 학원을 운영하면서 잘나가던 선생님으로 이름을 알렸다고 했다. 또 남편 장형재씨도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등단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피아노와 그림이 만나니 집안에는 음악소리가 끊이지 않고, 눈 돌리는 곳마다 그림이 전시돼 있다.

본격적으로 고사리를 출하한지 2년차. 아직 시작단계이지만 아이디어만큼은 여느 농업인 못지 않다. 특히 일반적으로 돌돌 말아서 판매되는 고사리를 과감히 변신시켰는데 가마솥에 잘 삶은 고사리는 하나씩 나란히 세워서 말리고 있었다.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돌돌말린 고사리는 먹을 때 부서져요. 양도 많고. 나란히 말리면 조금씩 먹을 수 있고, 보기에도 좋아요. 고사리 대부분의 집에서 다 먹고 있고, 핵가족화되니 조금씩 먹는 모습에서 착안했어요.” 똑부러지는 생각에 혹시 교육을 받았냐고 물었더니 몇 년간 농업기술센터에서 하는 교육은 거의 다 이수했다고 했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고사리를 두고 귀농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안성맞춤 작목중에 하나라고 했다. 노동력 조절이 가능하고, 단위면적당 소득이 높다. 올 해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서 브랜드화를 시킬 계획이다.

천지수향농원은 노지에서 모든 농사가 이뤄진다. 깊은 산속이라 시설을 하기도 힘들지만 무리한 투자를 통한 시설 도입 보다는 다양한 작물에서 조금씩 소득을 내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한번씩 소비하는 10명의 소비자도 좋지만 3번씩 소비하는 3명의 소비자를 유치해도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후자를 위해서는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다.

“귀농은 준비를 많이 해야하는 것 같아요. 저희도 몇 년에 걸쳐서 준비해서 스타팅블록에 섰지만 ‘해봐야지’ 하는 마음 보다는 ‘해야지’라는 생각을 꼭 해야 할 것 같아요. 시골에서는 내 이름 보다는 농장이름으로 많이 불려지고, 때로는 남의 집 품앗이 하러 갈 줄 아는 적극성도 필요한 것 같고요.” 그녀 역시 지금 피아노 전공을 살려서 지역의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고 있다고 했다.

귀농을 해서 산에서 들리는 새소리를 듣고, 수고했다고 땀을 식혀주는 바람을 맞으면서 행복감을 찾아가는 그녀다. 하지만 귀농을 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그녀처럼 살 수는 없는만큼 많은 교육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그녀는 누누이 강조했다.

전화번호 : 010-3760-9482
주소 : 충남 예산군 신양면 차동 불무길 99-15
블로그 : http://blog.naver.com/csuk7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