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빛깔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요”

환갑을 바라보는 여성농업인의 손에는 염색약이 늘 물들어 있다. 언젠가는 홍화염의 무형문화재가 되고 싶다는 이 여성농업인의 꿈이 이뤄지길 바래본다.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오색향기 유학순(56) 대표는 색을 갖고 놀이를 즐기는 천연염색 전문가다.

2001년 염색작물시범사업을 통해 천연염색에 입문했는데 그 전에는 10여년 넘도록 수도작을 하던 평범한 여성농업인이었다고 한다. 그녀에게 어떻게 천연염색에 푹 빠졌는지 물었다.

“결혼 후 수도작을 계속했는데 소득이 그렇게 높지가 않았어요. 그러다 2001년에 염료작물시범사업을 통해 천연염색을 접하게 됐어요. 그 후로 평택시농업기술센터에서 강의를 듣고, 계속해서 염료를 만들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체험, 교육도 하고 있고요.”
그녀가 주로 재배하는 작물은 쪽, 홍화, 메리골드다. 또 밤껍질, 양파껍질, 황토, 잿물 등도 염료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홍화는 그녀가 가장 애착을 갖는 작물로 300여평에 이르는 홍화밭은 6월 중순이 되면 장관을 연출한다고 한다. 홍화는 잇꽃, 홍람, 이시라고도 불리는데 씨는 약용으로, 꽃은 염료의 재료로 쓰인다.

“홍화염은 오방색에서 적색을 표현하는 재료인데 옛날부터 적색은 여성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색으로 알려지고 있어요. 저도 여성이고, 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천연재료인 홍화염에 관심이 조금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오방색은 우리나라의 전통의 색상으로 오행의 각 기운과 연결돼 고유의 치유 기능을 가진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의 다섯가지 기본색을 말한다.
천연염색은 재료에 따라 속옷, 한복, 스카프 등 다양하게 활용되는데 그 예로 제주갈옷으로 유명한 감염색은 열전도율이 낮아 시원하고, 자외선도 차단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그녀는 염료 작물을 가공해 염료제로 판매하고 있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농장을 운영하면서 천연염색과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구마캐기, 감자캐기, 블루베리따기 등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으로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다.
끝으로 그녀는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자신과 같은 길을 가려는 후배 여성농업인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전했다.


“제가 30년 가까이 농촌에 살아보니 돈 만 벌려고 달려들면 농촌에서는 할 것 없는 것 같아요. 감당할 부분만 정해서 도전을 했으면 좋겠고, 또 혼자하는 것도 좋지만, 공유를 통해서 더불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더 많은 부가가치가 생길 것 같습니다. 농촌의 가치를 많이 찾고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가치를 찾는 유학순 대표의 열정이 오색찬란하게 빛나길 기대해본다.
전화번호 : 011-790-8732
주소 :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숙성리 8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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