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힘으로 희망 농촌 열고파”
충청북도 괴산군에 ‘여성농업인’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남성농업인 못지않게 남다른 힘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괴산군 여성농업인들의 행보에는 이명숙 한국여성농업인괴산군연합회장이 있다. 이 회장과 365명의 한국여성농업인괴산군연합회(이하 한여농괴산군) 회원이 만들어가는 한여농은 어떤 모습일까?
이 회장은 취재에 앞서 한여농괴산군의 카페인 ‘괴산한여농’(cafe.naver.com/94251339)을 보여줬다. 카페에는 한여농괴산군의 활동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군 임원을 한 뒤 회장직에 올랐어도 단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감이 안 오더라고요. 나중에 후배들에게는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게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또 단체활동은 회장 개인이 아닌 모두의 추억이기 때문에 혼자 볼 수 있는 기록이 아닌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카페를 개설하게 됐습니다.”
이 회장은 카페 개설 후 십분 활용했다. 크고 작은 공지사항과 활동·행사·회의 결과내용 등 꼼꼼히 카페에 기재했다. 이 회장만이 참석하는 한여농충청북도 주관 회의와 행사 내용도 기재해 한여농괴산군회원들이 한여농 전반 활동의 이해를 도왔다. 또한 단체활동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소소한 일상도 함께 나누며 회원 간 화합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카페를 개설하고 가장 큰 난관은 회원들이 컴퓨터에 능숙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카페와 같은 소셜네트워크는 회원들의 소통의 장이기도 하지만 최근 농촌에서는 마케팅 전략으로도 활용되고 있죠. 회원들이 활용방법을 배운다면 크게 도움 될 것이라 생각해 직접 강사로 나서 컴퓨터, 카페활용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한여농괴산군의 활성화를 위해 기금마련을 위한 가공사업도 시작했다. 회원들이 재배한 콩을 수매해 지역 축제 때 두부를 만들어 판매, 자체 기금조성에 나선 것.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한여농괴산군의 활동 자금으로도 쓰이지만, 불우이웃돕기, 장학금 기부 등 지역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한여농괴산군은 “지역 내 가장 잘 운영되는 단체, 힘이 있는 단체”로 명성이 자자하다. 또한 타지역연합회에 귀감이 돼 벤치마킹을 위한 문의가 많이 온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한여농괴산군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다 회원들 덕분이에요. 하나로 똘똘 뭉쳐 내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주는 회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앞으로도 모이면 행복한 단체,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이 회장은 여성농업인들의 직업적 지위향상을 위한 일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저는 밭에 나갈 때 아이들에게 ‘엄마 직장 다녀올게’라고 말해요. 그럼 아이들은 ‘엄마가 직장이 어딨어’라고 반문하죠. 아마 많은 분들도 다 우리 아이들과 같은 말을 할 것이라 생각해요. 그만큼 여성농업인들은 직업적 대우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죠. 여성농업인들의 직업적 지위향상을 위한 인식개선과 정책 대안 마련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겠습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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