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 건강식품 수요 증가 새 소득 작물


봄철의 두릅순은 산채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인기가 있는 고급 산채다.
최근 농촌에는 귀농·귀촌자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소득 작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두릅나무도 재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단기 소득원으로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두릅나무는 산에 큰 나무가 없고 민둥산이었던 옛날에는 우리나라 산야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였다. 하지만 이제는 산림이 울폐돼 두릅나무가 잘 자랄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두릅나무는 햇빛을 좋아하는 양수(sunny species)로 그늘에서는 못 자라기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1990년대부터 질이 좋은 두릅순 생산과 재배가 쉬운 두릅나무 육성을 위해 가시가 전혀 없는 민두릅나무를 선발해 보급했고, 우리나라 중부 지방에서 잘 자라는 ‘논산 1호’품종을 육성해 농산촌에 보급하기도 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공학과 문흥규 과장을 통해 두릅나무 품종 육성 및 재배와 관련한 여러 가지 노하우를 소개한다.  

■ 해발 1,500미터 이하의 양지바른 곳에 생장

두릅나무는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수로 높이 3~5m로 자라는 키 작은 나무다. 전 세계적으로 40여종이 있고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두릅은 4종으로 두릅나무, 독활, 애기두릅나무, 둥근잎 두릅나무 등이 있다. 두릅은 전형적인 양지 식물로 해발 1,500m 이하의 숲 가장자리와 계곡의 자갈이 많은 양지 바른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듯이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문흥규 과장은 “두릅나무는 가시가 귀신을 쫓는다고 해 옛날에는 문지방에 꽂아두기도 했던 친근한 나무로 이른 봄의 새순은 입맛을 돋우어 주는 대표적인 산나물”이라면서 “영양적으로도 비타민 A가 콩나물의 6배, 오이와 고구마의 2배가 들어 있을 정도로 풍부하다”고 말했다.
또 일본에서는 두릅을 산채중 제일로 여길 만큼 인기가 좋고, 중국에서도 애용이 되고 있다.

■ 산림과학원, 가시없는 ‘민두릅나무’ 보급
두릅나무는 일반적으로 줄기에 많은 가시를 지니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가시는 두릅순이나 줄기를 가해하는 서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보호기능으로 생각되고 있다. 하지만 재배자의 입장에서는 가시로 인해 재배에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도 있어 가시가 없는 민두릅나무나 가시가 적은 품종을 선호하고 있다. 국내에서 재배하고 있는 두릅나무 가운데 대표적인 가시 없는 두릅나무는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선발 육성한 ‘민두릅나무’와 일본에서 도입한 ‘정강’이라는 품종이다. 이 두 품종은 줄기에 가시가 전혀 없는 만큼 다루기가 쉽기 때문에 재배자가 선호하고 있는 품종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민두릅나무 육성은 자연 상태에서 가시가 적거나 거의 없는 것들을 선발하는 선발육종의 방법이 주로 이용됐다. 민두릅나무는 1979년 충청북도 농촌진흥원의 조진태씨에 의해 수집과 선발이 시작됐고, 1983년 충북 보은군 괴북면 신대리 부락 250m의 산지에서 수집한 개체중 가시가 거의 없는 민두릅나무를 발견 육성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충청북도 산림환경연구소에서는 1988년부터 선발을 통한 민두릅나무의 육성을 시작했는데, 1992년 김덕식과장에 의해 충청북도내 백운산 지역에서 가시가 적거나 거의 없는 민두릅나무 20여본을 선발 육성했다는 보고가 있다. 아울러 강원도 농촌진흥원 평창 산채시험장에서도 가시가 거의 없는 민두릅나무를 선발해 ‘평창1호’로 육성한 바 있다.

■ 국내 선발 품종 ‘논산 1호’ 인기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1999년 경기도 가평지역에서 정아가 여러 개 달리고, 측아가 큰 가시가 거의 없는 민두릅나무 3본을 선발한 바 있는데, 그 중 하나를 ‘민두릅나무’로 육성해 보급했다. 이러한 민두릅나무는 조직배양을 통해서도 증식기술이 개발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산림과학원에서는 ‘특허’ 취득했다. 민두릅나무 묘목은 조직배양과 근삽목의 방법으로 생산돼 2000년대 초부터 3년간 약 13만여 본을 산림청 산하 유관기관을 통해 보급했다.

산림과학원에서는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서 30여본의 두릅나무 우량개체를 선발했는데 그 중 논산시의 고종범씨가 1990년 후반에 선발한 개체를 검정해 ‘논산 1호’로 명명하고 이 두릅나무를 근삽으로 증식해 보급한 바 있다.

문흥규 과장에 의하면 최근 품종등록이 활성화되면서 건국대학교 홍성각 전 교수에 의해 육성된 ‘건국1호’와 한 벤처기업에서 육성한 ‘해뜰날 3호’가 품종등록을 위해 출원돼 재배 심사를 받고 있다.
문 과장은 “두릅나무 재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시의 유무보다 생장이 좋은 개체를 선발하는데 있다”면서 “산림과학원의 시험결과 생장이 가장 좋은 개체는 논산1호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현재 민두릅나무는 포지에서의 병해문제가 발생해 산림청에서는 2005년부터 묘목 보급을 중단한 상태다.

■ 연필 정도 굵기의 뿌리로 근삽목 번식
두릅나무의 번식은 종자를 이용하는 실생번식과 뿌리를 이용한 근삽목의 방법이 있으며 폼종의 고정과 생장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근삽목의 방법을 이용한다.

삽목용 뿌리의 채취는 해빙 후 2~3월에 뿌리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정성스럽게 파내어 사용한다. 또 가을에 낙엽 후 1개월 정도 지난 다음 11월 하순~12월 중순에 뿌리를 캐내어 냉장 저장한 다음 이듬해 봄에 삽목할 수도 있다. 뿌리의 굵기는 큰 것일수록 싹이 빨리 올라오고 나무의 생장도 통상 연필 정도의 굵기이면 문제가 없다. 그 이하인 직경 0.5cm 정도일지라도 발아는 하지만 가을까지 성장한 가지가 가늘고 길이도 짧아 촉성 재배용 삽수로는 부적당하다.

싹의 발생은 뿌리의 길이에 따라 다른데 10cm 일 때 4.4개, 15cm에서 7.2개, 20cm에서 15.6개가 발생해 길이가 길수록 새싹이 많이 올라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근삽으로부터 유도되는 새싹은 1개만 건전하게 유도되어도 묘목으로 육성하는데 문제가 없으므로 뿌리 굵기 1cm 내외의 것으로 약 10cm의 길이로 근삽을 실시하면 묘목의 육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근삽은 뿌리를 옆으로 뉘어 깊이 3cm 정도로 수평으로 삽목하고, 복토 후에는 물을 충분히 관수해 준다.
하지만 역병에 감염된 나무의 뿌리를 삽수로 이용하면 역병이 쉽게 발생되므로 삽목으로 사용하는 나무는 병해가 없는 1~2년생의 건전한 묘목을 택해야한다. 

■ 두릅 재배 면적 10년새 10배 증가
국내에서는 경기도 가평군 상면을 중심으로 겨울철 농한기를 이용해 촉성재배로 두릅순을 생산하는 방법과 자연산으로 채취하는 방법이 있다. 겨울철 촉성재배는 재배용 삽수채취가 국내에서는 곤란해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해 실시하는 실정이다.

최근들어 웰빙식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두릅순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경향이다. 두릅나무는 주로 산야의 휴경지에 포장을 조성하거나 밭둑이나 집근처의 비탈진 양지바른 곳에 심는데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 북제주군의 중산간 지역, 전남 곡성군, 충북 단양 그리고 경기도 연천군 및 상주시에서 비교적 많이 재배되었다. 우리나라의 재배면적은 전국적으로 2003년도 현재 약 300ha의 면적에서 재배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1992년도의 재배면적 23.6ha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최근 건강식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두릅재배는 계속 증가될 전망이다. 2012년 산림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의 두릅순 시장규모는 약 200억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흥규 과장은 “임야가 있는 재배자들이 두릅 밭을 한번 조성해 놓으면 특별한 관리 없이 두릅나무가 잘 퍼져나갈 것”이라면서 “20년 이상 계속해서 순을 수확을 할 수 있어 토지 이용이나 소득창출에도 활용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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