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체결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올해부터 무관세로 수입되는 칠레산 포도 수입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계절관세(2011.8.1. 한·페루FTA 발효)를 적용받는 폐루산 신선포도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농수산식품수출지원정보에 따르면 4월말까지 국내로 수입된 수입산 신선포도는 모두 4만7,325톤. 금액으로는 우리 돈 1,589억원(1억5,491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수입된 4만715톤(1,343억원) 보다 16%이상 늘어난 물량이다.

이 가운데 올해부터 관세가 없어진 칠레산 포도는 4만4,148톤(1,482억원. 1억4,461만 달러)로 전체 수입물량의 93%를 넘고 있다. 이는 전년동기간 수입된 신선포도 전체 수입물량(4만715톤)을 이미 넘어선 규모로, 전년대비 15% 이상 늘어났다.

문제는 FTA로 인한 관세인하 효과가 우리 농업에 비수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대와 달리 일반 소비자의 주머니도 털어간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4년 칠레산 포도의 수입단가는 kg당 1달러 수준이던 것이 2013년에는 kg당 3달러를 넘어섰다. 불과 10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2004년 45% 수준이던 수입관세가 10년에 걸쳐 균등 철폐됐지만, 관세인하 효과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수입산 포도의 물량증가는 3~5월에 집중되면서 국내 딸기, 참외, 토마토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 시기 18브릭스를 상회하는 수입산 포도의 당도와 견줄만한 국내산 농산물이 마땅치 않아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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