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ㆍ바람ㆍ햇살로 써내려간 발효이야기

“몸과 마음에 약이 되는 음식을 만드는 전문농업인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라북도 남원시 산동면 대상리 <고광자의 하늘모퉁이>의 고광자 대표는 모두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자연을 벗 삼아 그녀만의 발효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고 대표의 본업은 학원 강사였다. 고향인 담양과 본업을 뒤로한 채 남원으로 온 이유는 “산이 좋아서”였다.
“시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셨어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요양할 곳을 찾던 중 남원을 택하게 됐죠. 얼마 있지 않아 시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산이 좋아 계속 머무르게 됐습니다.”

제2의 고향으로 남원을 택한 고 대표는 그동안 자신이 배우고 싶었던 요리를 배우며 인생 제2막의 첫발을 땠다. 그러던 중 ‘여성농업인 비즈니스아카데미’ 수업을 듣게 됐고, 수업 중 배우게 된 ‘발효식품’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어렸을 적부터 발효식품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 준다 하여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전문적으로 배우니 더욱 관심이 가더라고요. 또 발효는 바람, 습도, 햇빛, 공기, 물이 조화를 이뤄야 잘되는데, 제가 살고 있는 곳이 발효식품을 만들기에 딱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 대표는 된장, 고추장, 간장, 산야초 발효액, 양념비법 생생멸치액 등의 발효식품을 생산ㆍ판매하고 있다. 대부분의 과정을 수작업으로 하며 정성을 들인 ‘고광자 표’ 발효식품들은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그녀의 발효식품은 맛도 맛이지만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마케팅으로 더욱 인기를 끌었다.
“전국에 장류 사업하는 분들도 많고, 또 기존의 공장 된장도 시중에 많이 판매되고 있어요. 그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단순히 맛으로만 승부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양념류세트를 제작해 판매했더니 소비자들의 호응이 매우 높았습니다.”

고 대표는 대용량이 아닌 160~270ml 정도의 소량으로 포장해, 각종 양념류인 간장, 멸치액, 산야초발효액을 세트로 구성해 판매했다. 또한 인근 농가가 생산한 참기름, 들기름도 첨가한 세트도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소가족이 늘면서 소량으로 포장한 양념류가 인기를 끈 것이다. 또한 포장도 상품의 일부라고 생각한 그녀는 양념류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디자인을 고안해 소비자들의 눈과 입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이러한 성과로 지난 2012년 향토식품대전에 참가해 200여개의 업체들 중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전문가, 소비자들의 의견을 모아 대상을 선정했는데, 아이디어도 좋고 맛도 우수했으며 소비자들의 평이 높게 나오는 등 모든 면에서 만점을 받아 대상을 수상하게 됐어요. 식품클러스터기업들도 대거 참여했는데 제가 받게 돼 영광이었습니다.”

고 대표는 국민의 건강한 밥상을 위해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색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4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한 ‘즉석 시래기 된장국’은 시판되기 전부터 업체들 사이에서 최고의 관심을 받고 있다.
“즉석 시래기 된장국은 많은 분들이 개발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어요. 저 또한 그랬죠. 억센 시래기 섬유질을 3분 만에 퍼지게 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죠. 비법을 공개할 순 없지만, 시래기 된장국에 어떠한 식품을 첨가하면 시래기의 섬유질이 잘 퍼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고 대표가 개발한 즉석 시래기 된장국은 국내뿐만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러브콜이 줄을 잇고 있다. 중국, 미국, 유럽에 수출을 하자며 많은 업체들의 연락을 받고 있다.

자신이 만든 제품에 대한 자부심과 끊임없는 연구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고 대표. 끝으로 그녀는 여성농업인이 가지고 있는 근성, 적극성 등을 잘 활용한다면 누구든지 여성CEO로 성공할 수 있다고 여성농업인들에게 조언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문의전화 : 063-636-5601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