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돼지 키우는 채소 소믈리에

귀농2년차의 초보 농사꾼,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중급 채소 소믈리에.
충청북도 음성군 감곡면 자연목장 이연재(34)씨는 남편 장훈(36)씨와 함께 자연순환농법을 실천하는 여성농업인이다.

3년의 준비 끝에 귀농을 한 후 2년차를 맞고 있는 그녀는 우리나라에서는 몇 안되는 중급 채소 소믈리에로 한국소믈리에협회에서 강의를 맡고 있기도 하다.

채소 소믈리에는 쉽게 말해 채소 전문가로 채소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모든 과정을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건강식에 대한 칼럼이나 기사를 쓰고, 가정에서는 가족의 식습관을 바로잡고, 영양가 있는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지금 채소 소믈리에 답게 많은 채소를 재배하고 있고, 흙돼지 90두를 키우고 있다. 자연목장의 흙돼지는 갇힌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에서 자라고 있고, 돼지 분뇨는 퇴비로 활용된다.

이렇게 흙돼지를 키우면서 한달동안 흙돼지고기 주문을 받은 후 주문량에 맞춰 도축돼 소비자에게 직거래로 판매된다. 문득 도시에서는 사진작가였다는 그녀가 여성농업인으로 변신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녀는 “20대에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사진작가 일을 했었고, 30대에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면서 “농업을 통해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먹어야 살 수 있고, 이에 더해 좋은 먹거리를 먹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좋은 일이다. 그녀의 경우 좋은 먹거리를 구별할 수 있는 공부를 했고, 좋은 먹거리를 생산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셈이다.

하지만 산지 생태 축산에 대한 지원은 아직까지 대농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그녀와 같은 소농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자연목장은 흙돼지 사육두수를 더 늘릴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어 그녀에게 귀농초보로서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그녀는 “3년간 귀농 준비를 하고, 2년째 농촌생활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내가 만족해야한다는 것이었다”면서 “한 가지 더 있다면 당분간 수입이 없어도 버틸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녀의 꿈은 쿠킹스튜디오를 꾸미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채소 소믈리에가 운영하는 최초의 교육농장을 갖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소비자들은 채소 전문가가 제공하는 교육을 받고, 음식까지 먹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밥은 없다”는 그녀는 흙돼지가 잘먹고 커서 좋은 고기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처럼 자신도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수익구조를 만들고 질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젊은 농업인들의 귀농이 많아지면서 그들의 재능을 농촌에서 활용하려는 농업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녀의 재능도 농촌에서 한껏 발휘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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