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고 있어 농업인 원성을 사고 있다. 우리 농산물 소비를 권장하고 판매 촉진을 통해 농업인 소득안정에 노력해야 할 농협의 정체성에 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이은 FTA 등 농산물 수입개방과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농산물 가격폭락 문제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농업인 형편은 아랑곳 않고 알게 모르게 수 십년째 지속해온 것으로 나타나 농협의 반농업적 행태에 심각한 문제제기가 일고 있다.

최근 전국농민회총연맹 충청남도연맹은 충남지역내 거의 모든 농협 하나로마트들이 수입농산물과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판매되고 있는 수입농산물은 바나나, 체리, 파인애플, 포도, 키위, 망고 등 수입산 과일을 비롯해 중국산 도토리 가루, 매밀묵 가루, 고사리 등 나물종류까지 다양했다. 이에 따라 도연맹은 즉각 문제를 제기하고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다. 그러나 농협측은 타향살이에 지치고 외로워하는 다문화가정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농협의 이런 행태는 기실 충남지역만 해당되지 않는다. 이미 수 십년전부터 있어왔고, 농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물론 그 때마다 시정을 약속했지만 매년 이런 반농업적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상당수 농협조합원들이 크게 문제시 하지 않는데서 비롯된다. 겉으로는 농협의 주인은 농업인이라고 외치지만 실상은 ‘적자경영 개선’에 필요하다는 논리로 눈감아주기 때문인데, 이대로가면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다를 바 없게 될 공산이 크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1985년 5월 농민과 소비자 간의 농산물 직거래를 통해 불합리한 농산물의 유통구조를 개선해 농민들의 농산물을 보호하고 소비자에게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농협은 돈만 된다면 무엇이던 팔아서 수익을 챙기는 장사꾼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농협이 국산 농산물이 아닌 수입산을 판매하는 것은 스스로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고, 농업인을 배신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농협의 존립기반인 농업을 파괴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농협이 수입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를 대더라도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 농협은 농업인과 소비자를 위한 ‘판매농협’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한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