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농사 짓는 재주 많은 여성농업인

‘가온’은 순 우리말로 “세상에 중심에 서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충남 천안시 병천면 봉항리에는 오이재배로 세상의 중심에 서고 싶은 새내기 여성농업인이 있다.

가온농장 문은옥(40) 대표는 올 해 오이를 첫 수확하고 있는 여성농업인으로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귀농준비만 3년, 천안시내에서 방과 후 학습 교사로 활동했던 그녀는 지금 오이 하우스 15동을 남편 김기만(45)씨와 꾸리고 있다.

“가온이라는 말을 평소에 좋아했는데 마침 농장 위치가 마을 가운데 자리잡게 돼서 가온농장이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요즘 귀농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 같은 경우에는 남편 고향이기도 하고, 시아주버님과 동네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3년간 귀농을 준비하면서 남편과 함께 하우스를 꾸렸고, 어느 새 클레이와 POP글씨를 가르치던 손은 새까맣게 변해가고 있다. 오랜 준비 덕분일까 첫 해 치고 농사는 마을에서도 상위권에 꼽힐 정도로 잘 된 편이라고 한다. 그녀는 남편과 마을 분들한테 감사하다고 했다.

“올 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농촌에서도 소비가 많이 침체 됐었어요. 농촌과 세월호가 무슨 관련있냐고 하시겠지만 오이 같은 경우엔 소풍이나 수학여행에 경기를 타요. 행사에서의 소비가 줄어드니까요. 다른 작물도 마찬가지일꺼고요. 농사도 그렇지만 국가적으로도 이런일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될 것 같아요.”
12살, 10살 아이를 둔 엄마로서 그녀는 잠깐 동안 세월호 참사의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화제를 바꿔 농촌생활에서의 즐거움과 힘든점 등 소소한 일상을 물었다. 먼저 그녀는 도시에서의 분주함 대신에 약간의 여유가 좋다고 이야기 했고, 하루라도 일을 쉴 수 없는 농사일을 하면서 나태하지 않으려고 자신을 매일 다독인다고 말했다.

“여기 봉항리가 공기도 좋고, 물도 좋아요. 그래서 아우내 오이가 유명한 것 같기도 하고요. 오이 농사라는게 휴일도 없고 쉴 수가 없어서 나태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는 하는데 그때 마다 저 자신과의 싸움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독여요. 처음에 농촌생활을 시작했을 땐 세상과 단절됐다는 느낌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후로도 한동안 그녀는 많은 귀농인들이 느낄 것 같은 솔직한 생각들을 털어놓기도 했었다.
POP글씨, 클레이, 냅킨공예 등 그녀는 재주가 많은 여성농업인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자신의 재주를 살려 가온농장 오이를 홍보하고, 고품질을 유지할 생각이다.
“저는 초보에요. 나이도 젊고. 그래서 채울것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보따리 가득찬 여성농업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화번호 : 010-3104-6006
주소 : 충남 천안시 병천면 봉항리 4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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