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은 흔한 질병이지만 빈혈이 있는 노인에게 뇌경색이 발생하면 빈혈이 없는 노인보다 회복이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뇌신경센터 배희준·박영호 교수팀은 급성 뇌경색 환자의 3개월 뒤 회복에 헤모글로빈 농도가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뇌경색 환자 2681명을 대상으로 입원 기간 중 헤모글로빈 농도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다.

연구 결과 입원 당시 헤모글로빈 농도를 기준으로 빈혈 그룹(Q1)은 헤모글로빈 중간 그룹(Q3)과 비교해 3개월 뒤 신체기능 척도 점수가 1.74배 더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그 이외의 그룹에서는 정상그룹과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또 입원 기간 중 가장 낮았던 헤모글로빈 농도를 기준으로 빈혈 그룹(Q1)은 중간 그룹(Q3)과 비교해 3개월 뒤 신체기능 척도 점수가 2.64배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나머지 그룹은 중간그룹과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로 헤모글로빈의 높은 수치는 뇌졸중 예후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헤모글로빈 농도가 상승했을 때 혈액 점도 증가로 인한 혈류 저하를 우려해 빈혈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를 시도하지 않았던 뇌경색 환자관리에 변화가 필요함을 객관적 연구를 통해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교수는 “그동안은 뇌경색 환자가 빈혈로 진단되더라도 헤모글로빈 수치가 지나치게 높아질 것을 염려해 헤모글로빈 수치가 7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수혈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았다”며 “빈혈이 있는 뇌졸중 환자에게 수혈 등 적극적인 헤모글로빈 투여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상태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는데 이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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