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꽉찬 청양 알밤 드셔보세요”

청양군은 고추와 구기자로 유명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밤은 지리적표시가 등록돼 있을 정도로 특산물로 손꼽힌다.

청양군 대치면 작천리 아람농장 김정희(61)씨는 요즘 남편 이존식(61)씨와 유기농 밤 수확에 여념이 없다. 20,000여평의 산에서 재배되는 밤은 10월초부터 본격적인 출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김정희씨가 밤 재배를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로 서울에서 잘나가는 사업가의 아내로 살았지만 IMF를 전후로 남편의 고향인 이곳에 정착했다고 했다. 3년간 서울과 청양을 오가며 밤 묘목을 심으면서 귀농을 준비했는데 최근 귀농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 이들 부부야 말로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1999년부터 밤나무 묘목을 900주, 2000년 1,300주, 2001년에는 400주를 심으면서 차분히 공부를 했다. 지금은 나무를 솎아내고 1,800주 정도를 키우고 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요즘 귀농 희망자들은 왠만해선 견디기 힘들다는 걸 분명히 알아야 해요. 특히 밤이나 이런건 한 번 심으면 다시 바꾸기가 힘들어요.” 김정희 씨는 귀농에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많은 준비가 필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아람농장이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은 유기농 밤을 재배하는데 있다. 쉽게 말해 사람과 벌레가 같이 사는 농사를 짓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농약이 싫다.

“관행적으로 농사짓는 분들도 많으신데 저희는 벌레를 죽여 없애지 않는 대신 못오게 해요. 그만큼 애로사항이 많은데 어떻게 하겠어요.” 아람농장은 지금 유기농 전환기다.
유기농업으로 재배된 농산물은 요즘 소비자들이 가장 믿고 먹는다. 현재 청양군에는 대략 50여 농가가 유기농법으로 밤을 재배하는데 이래저래 애로사항이 많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정희씨는 고사리도 1,500여평 재배하고 있다. 고사리는 봄부터 가을까지의 소득창출을 위해서인데 계절적으로 그때 수확되고, 같은 산에서 재배해 품질도 믿을 수 있다. 고사리 재배로 얻는 수익도 알차다고 하니 밤과 고사리의 농사궁합도 꽤 잘 맞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고사리 재배를 막 하는 것은 아니였다. 처음에는 교육과 실습을 겸하는 인근 농장을 자주 드나들면서 배웠고, 오히려 지금은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했다.

“밤만 재배해서 살 수 없어요. 밤 수확 안할 때 다른 작물을 재배해서 소득을 올리면 좋잖아요.”
유기농법으로 밤과 고사리를 재배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않다. 어려움 속에는 농사기술 개발, 인건비 상승, 인력부족, 시장개방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담겨져 있다.

“말이 2만평이지 그걸 우리 부부가 다 줍고 할 순 없어요. 사람을 구해서 써야 하는데 인건비도 갈수록 비싸지고, 근본적인 문제는 일 할 사람도 없어요.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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