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농사가 풍년을 맞았지만 산지 농업인들은 울상이다. 소비가 줄고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과일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 추석여파로 우려했던 농산물 가격이 추석 수요가 끝나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농수산물 유통공사에 따르면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단감 등 과일 가격이 지난해 동기대비 30%이상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과와 배 가격은 기상호조로 지난해에 비해 출하물량이 크게 늘면서 다른 과일보다 하락폭이 크다. 사과와 배의 경우는 도매가격이 35%이상 떨어졌고 소매가격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과의 경우는 추석이후 출하물량이 늘면서 일주일 전보다 15kg 기준 도매가격이 35% 이상 떨어져 4만5천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신고 배의 경우도 15kg 기준 일주일전 5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3만5천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가을 햇과일인 단감의 경우도 추석이후 수요가 줄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이상 하락 10kg 기준 2만6000원 선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과일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은 과일 수요가 가장 많은 추석연휴가 끝나면서 수요가 줄었을 뿐 아니라, 추석이후 기상호조로 작황이 좋은 것도 가격하락을 일으키는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보통 8월 장마와 태풍 등으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추석전후로 가격이 오르지만 올해는 추석이후 소비둔화와 맞물려 오히려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처럼 과일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농림축산식품부가 농협과 함께 소비촉진을 위한 과일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지만 추석전후 중도매인의 재고물량과 맞물려 생산농가의 판매 수요는 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협과 대형유통업체에서는 과일 특판 코너를 마련하는 등 소비촉진 행사를 갖고 있지만 가격하락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이 같은 과일값 하락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일값 하락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해 과수농가의 근심이 늘고 있다. 마늘, 양파, 고추, 배추를 비롯해 과일 가격까지 올해는 주요농산물 가격하락 파동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농산물 수요와 공급에 대한 예측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매년 되풀이 되는 농산물 가격폭락 사태, 우리 농 정책에 문제가 없는지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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