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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쫓기는 자와 쫓는 자(9)
저녁 무렵 봉양서 우창 무사와 바우 일행
2014년 10월 06일 (월) 14:28:14 글=조순호 .
저녁 무렵 봉양에서 우창 무사와 바우 일행이 부딪쳤다. 우창의 무리임을 안 노루가 싸움을 걸었다. 무사들은 갈 길이 바빴지만 무턱대고 길을 막고 싸움을 거는  패거리들을 상대할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말굽소리가 들리더니 용두와 무관이 합세하였다. 수적으로 밀린 무사 일행이 뒤로 밀렸다. 준량과 경진도 칼을 뽑아 들었지만 오히려 방해가 될 뿐이었다.  무관은 준량과 경진의 앞을 방어하며 준량에게 소리를 질렀다.

 “영감님! 조금만 가면 신림에 역관이 있습니다. 빨리 그리로 가십시오.”
 무관이 재촉하자 준량과 경진이 말을 타고 신림으로 말을 몰았다. 덕배는 준량이 한양으로 못 가도록 막는 일이 더 급하였다. 덕배는 무사 몇 명에게 준량을 뒤쫓을 것을 명하고 자신은 말을 급히 몰아 준량을 쫓아갔다. 싸움을 하던 무사들이 말을 타고 달려가자 용두와 나머지 일행도 말을 타고 쫓기 시작했다.

 맨 앞에는 준량과 경진의 말이 달렸고 다음으로는 무사 몇 명이 뒤를 쫓았다.   그리고 그 뒤로 용두와 바우가 말을 몰아 뒤쫓고 용두 일행과 칼을 겨누던 나머지 무사들도 말을 몰아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 누구도 멈출 수 없이 쫓고 쫓기었다.  준량과 경진이는 재빨리 치악산으로 숨어 들었다.

 준량을 뒤쫓던 무사들은 난감하였다. 역사를 지나쳐 준량이 산으로 숨어들었기  때문이었다. 날도 어두워 산 속으로 쫓아갔다가는 오히려 길을 잃고 일을 망칠 수도 있었다. 자신들의 뒤로는 관의 역사에 군수를 도와주는 일행이 도착한 것 같아 섣불리 행동 할 수도 없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무관과 노루는 급히 치악으로 달려갔고 용두 일행은 역사 위쪽에 불을 피워놓고 길을 막았다.

 용두를 쫓던 덕배는 준량 일행이 역사에 있는 줄로 알고 숲으로 들어가 역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무사 한 명이 난처한 표정으로 덕배에게 말했다.
 “이보시오. 이제 우창에 기별을 해야 합니다. 군수가 신림 객사에 있다면 곤란합니다.”
 “알았소. 지금 우창으로 소식을 전하시오.”
 무사 두 명이 말을 타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역사를 노려보는 덕배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치악으로 향하던 무관과 노루는 치악 언덕에서 준량 일행을 만날 수 있었다. 준량은 경황이 없었던 자신보다도 더 철두철미하게 준비를 해준 무관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준량과 일행은 어둠을 틈타 산 아래 원주목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잠을 잘 시간도 없었다. 언제 어디서 우창 무사들의 칼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밤늦게라도 사람이 많은 원주 객주에 머물고 새벽에 출발하면 도성이 닫히기 전에 한양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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