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기 준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장



우리나라 소 사육 마릿수는 2013년 334만 2,000마리에 이르고 있고 이에 따른 풀사료 수요는 573만 1,000톤 정도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사료작물을 재배하여 생산된 양질의 풀사료가 269만 톤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하고 있으며, 볏짚이 35%, 수입 풀사료는 105만 9,000톤으로 18%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수입 풀사료의 대부분이 건초이므로 국내에서도 동계사료작물을 재배하여 건초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 수입 풀사료를 대체하고 조사료의 자급률을 높이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식품부는 ‘풀사료 생산기반 확충사업’을 통한 풀사료 재배면적 확대와 생산량 증가로 현재 82%인 풀사료 자급률을 2014년 9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지속적인 풀사료 증산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건초는 수분함량이 60% 정도인 사일리지보다 장기보관이 가능하고 무게가 가벼워 유통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농식품부는 금년부터 건초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건초 1톤 생산에 사일리지 2.4톤에 상응하는 풀사료 제조비를 지원하는 ‘건초생산 확대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풀사료를 생산하는 풀사료 경영체 및 축산 농가는 우리나라 기후여건에서 건초 생산은 매우 어렵다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건초 생산에는 관심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수행한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도 건초 생산에 적합한 사료작물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재배하여 양질의 건초 생산이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건초로 수확할 때는 미리 기상예보를 참조하여 풀을 베는 예취기에 컨디셔너(압착 또는 타격으로 식물체에 상처를 주는 장치)를 부착하여 풀을 벤 후 반전기를 이용하여 하루에 1회 뒤집기를 하여 건조 시키면 3~4일 만에 건초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최근 풀사료를 생산하는 경영체의 수는 매년 증가하여 2012년 1,500개에서 2013년 1,597개로 증가하였다. 이들 경영체의 운영형태를 보면, 전체 경영체의 65%가 생산한 풀사료를 자가 소비하고, 25%는 자가소비와 판매를 겸하고 있으며, 나머지 10% 정도는 생산한 풀사료 전부를 풀사료 가공업체나 축산농가 등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0% 내외의 전문경영체는 100ha 정도의 대규모 면적에서 풀사료를 생산하여 전량 판매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지속적으로 사일리지 위주의 풀사료를 생산한다면 생산물량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경영체들 간에 풀사료 판매경쟁이 더욱 심하게 되고, 풀사료 판매가 원활하지 못해 경영난은 일으킬 것은 불을 보듯 분명하다. 이러한 사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경영체간의 풀사료 판매경쟁을 피하고 전체 풀사료의 18%를 차지하는 수입건초와의 경쟁을 위해 지금까지 사일리지 위주의 풀사료 생산에서 양질 건초 위주의 풀사료 생산으로 전환하는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내 풀사료생산 경영체는 농식품부의 건초조제비를 지원받으면서 최근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국내 여건에 적합한 양질의 건초 생산기술을 습득하여 현장 적용과 실천을 통해 양질건초의 생산 확대로 경영체의 경영 개선과 국내 풀사료 자급률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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