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 달래주던 고구마, 건강식품으로 발돋움

고구마는 예부터 식량이 부족한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주요한 곡식이었다. 식량대용으로 섭취하던 고구마가 최근 다양한 가공품으로 생산되며 색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부산광역시 영도구 청학동에 위치한 ‘조내기고구마(주)(대표 황외분)’가 있다. 조내기고구마는 고구마 말랭이를 비롯해 초콜릿, 젤리, 국수 등 고구마를 재료로 만든 다양한 상품을 개발ㆍ판매하고 있다. 조내기고구마는 지난 2013년 5월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새내기 마을기업이지만, 올해 ’전국 10대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될 정도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고구마 제품이 무궁무진

“마을기업에 선정되고, 제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한지는 얼마 안됐지만, 고구마를 연구 한 지는 30년도 넘었습니다.”
황외분 대표와 고구마가 인연(?)을 맺은 것은 30여년 전이다. 우연처럼 만난 고구마는 황 대표에게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이 됐다.

처음엔 남편이 운영하는 건축자재 회사 인부들의 새참으로 고구마를 삶아 준 것에서 시작됐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적은 비용으로 인부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한 끝에 고구마를 삶아줬던 것이다. 특히 영도에 고구마를 많이 재배하고 있어 널리고 널린 것이 고구마였다.
“처음엔 인부들이 고구마 삶은 것을 맛있게 먹었죠. 그런데 며칠 못 갔어요. 매일 같은 것만 먹으니 질린 거죠. 어떻게 하면 고구마를 맛있게, 다양하게 먹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다양한 요리를 연구하던 것이 지금의 마을기업까지 오게 됐습니다.”

직접 고구마 농사도 지으며 30년 넘게 고구마를 연구 해온 황 대표는 마을기업에 선정되면서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고구마 요리를 연구해온 것을 마을기업에 선정되며 본격적으로 출시 한 것.
조내기고구마에서는 고구말랭이, 초콜릿, 캬라멜, 한천젤리, 국수, 고추장, 된장, 쌈장, 청국장, 조청 등 다양한 고구마 상품을 출시, 판매하고 있다. 또한 고구마가루를 입힌 고구마쌀 등 아직 출시하지 않은 고구마상품도 무궁무진하다.

#“고구마에 미친 아지매로 불려요”

“‘조내기고구마’라는 것이 생소하시죠? 부산사람인 저도 영도가 한국의 고구마 첫 재배지인 것을 몰랐어요.”
조내기는 영도구 청학동과 동삼동 일대의 옛 지명으로, 우리나라에서 고구마를 처음으로 재배한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조내기고구마는 1763년 조엄이 일본에 통신사로 건너가 쓰시마섬에서 국내에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양한 개량품종이 개발되며 재래종인 ‘조내기고구마’는 점점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이런 ‘조내기고구마’를 다시 살리고 전국에 보급하고 있는 것이 바로 황 대표이다.
황 대표는 우선 종자를 수집했다. 또한 직접 고구마 농사를 짓고, 주변 농가에 종자를 보급하고 생산된 고구마를 전량 수매해 ‘조내기고구마’ 생산을 활성화시켰다.

특히 유기농재배를 통해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 생산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황 대표의 열정은 지역에 본보기가 돼, 영도군이 직접 주선해 3년 전부터 4천여평의 대지를 임대받아 넓은 공간에서 고구마농사를 전문적으로 지을 수 있게 됐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저보고 고구마에 미쳤다고 해요. 저도 뭐에 홀려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고구마가 좋았어요. 지금은 제가 만든 조내기고구마를 먹으며 소비자들이 건강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눈부신 활약으로 10대 우수마을기업 선정

조내기고구마는 최근 눈부신 활약을 보이며 부산을 넘어 전국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올해 ‘전국 10대 우수마을기업’에 선정되는가 하면, 제16회 부산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전국 마을기업 최초로 ‘지역의 관광상품’에 뽑히기도 했다.
마을기업에 선정된 지 2년도 채 안됐기에 급부상한 마을기업이라고 하지만, 하루아침에 된 것이 절대 아니다. 30년동안 고구마 한 우물만 판 황 대표의 끈기 있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황 대표는 앞으로 더욱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상품의 우수성 등이 널리 알려지고는 있지만 아직 판매실적은 미미한 실정이에요. 앞으로 조내기고구마를 더욱 알리고 제품 홍보에 적극적으로 앞장설 계획이에요. 제품에 안전행정부, 부산시, 영도구, 마을기업 마크를 딱 붙이고 나가는 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조내기고구마 알리기에 열성을 다하겠습니다.”
마을기업의 롤 모델이 되겠다고 말하는 황 대표, 지금까지 보여준 마을기업 조내기고구마보다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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