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맛, 향으로 허브를 즐겨보세요”

 향에서 위안을 얻고 맛에서 휴식을 얻는다는 허브가 마당 주변에 가득하다. 실내에는 갖가지 꽃과 풀을 말려 만든 압화 액자가 시선을 끈다.
충남 당진시 송산면 차브민농장 조연자(58) 대표는 하우스와 노지에서 200여종의 허브를 재배해 4인의 도둑차, 4인의 도둑식초를 만들고 있다.

4인의 도둑식초는 전염병을 예방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16세기 남유럽에 페스트가 대유행했을 때 세이지, 타임, 로즈마리, 라벤더 등 4가지의 허브로 만든 식초를 몸에 바르고 전염을 예방해 도둑질을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 식초를 4인의 도둑 비네갈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런 4인의 도둑식초를 조연자 대표가 재연한 것이다.
조연자 대표는 일본에 남편과 유학 갔다가 눌러 앉게 됐는데 15년 전 당진에 사시는 시어머님이 편찮으셔서 한국으로 건너와 자리를 잡았다.

조 대표는 “15년전 이곳은 꼬불꼬불한 오지중의 오지로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았던 곳이었으나 바다가 인접해 있고 간척지였던 들에는 갈대밭이 있어 장관이었다”라며 “오지마을이었지만 참 아름다웠던 곳이라 이곳에서 계속 살고 있다”고 말했다.

시어머님이 농사를 지으셨던 농지 활용방법을 찾다가 허브를 키우는 것이 꿈이었던 조 대표는 허브를 심기 시작했다.
조 대표는 독학으로 허브에 관련된 책으로 공부하면서 허브를 종류별로 심어 그 특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조 대표는 “300여종의 허브를 심으면서 어떤 종이 겨울을 잘 견디는지, 차로 마시기에 어떠한 종이 좋은 지를 터득하게 됐다”며 “지금 농장에는 200여종의 허브가 마당과 노지에서 나고 자라기를 반복하고 있어 유기농 허브가 자연스럽게 재배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허브농장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꿈은 원대했다.

조 대표는 “일본에 북해도 후라노 도미타 팜 허브농장을 방문했을 때 너무나 아름답게 꽃을 피웠던 허브밭을 한국으로 런칭해 드넓은 간척지인 이곳에 아름다운 공간으로 조성하고 싶었다”며 “또 당진에서 농가들을 한곳에 모아 전시회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모든 체험이 가능한 당진의 명소를 만드는것이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의 송산면은 대형공장들이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환경이 나빠지고 있어 어렵게 가꿔온 농장을 포기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조 대표는 “아름다웠던 이곳이 공장지대로 바뀌는 것이 너무나 아타깝다”며 “힘들게 가꿔온 농장을 버리고 언젠가는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소비자들이 허브농장에서 오면 실망하는데 허브는 화려한 식물이 아니고 향에서 위안을 얻고 맛에서 휴식을 얻는 몸에 이로운 식물”이라며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많이 소비하는 깻잎도 허브의 종류인 것처럼 허브의 외면을 보지 말고 이면을 봐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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