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동 묵
aT농식품유통교육원 교수

외모를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국민 한사람이 연간 화장품을 사는데 지출하는 돈은 1십 5만 원정도 인 반면 내면을 아름답게 하고 정서를 순화하는 꽃 소비액은 1만 5천 원정도로 화장품 사는데 쓰는 돈의 10분의1 밖에 안 된다. 꽃 소비액 1만 5천원 중에서도 결혼식, 장례식 등 경조사 소비되는 꽃 약 85%를 제외하고 나면 실제로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소비되는 꽃은 불과 2천원 정도로 졸업식 시즌에 장미 한 송이 값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우리나라 국민은 생활 속에서 1년 동안 달랑 장미꽃 한 송이를 산다고 할 수 있다.

꽃 소비 위축으로 화훼 농가는 2005년 1만 3천여 농가에서 현재 9천여 농가로 감소했으며, 화훼 생산액 또한 2005년 1조원을 상회했으나 현재는 7천억원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꽃 소비 감소 주요인은 국내 경기 위축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을 때는 사치품으로 인식되는 꽃 소비를 우선적으로 줄인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의 공무원행동강령은 공무원이 3만원이상의 선물을 받지 못하게 제한함에 따라 승진 전보 시 보내던 난화분이 거의 사라졌다. 경기침체로 꽃 소비가 침체되던 시기에 나온 조치여서 꽃 재배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국내 꽃 소비는 위축된 반면 수출은 2005년 5,214만 달러에서 2012년 9천 59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하였다.

그동안 꽃 농가는 수출에 희망을 걸고 힘겹게 버텨왔으나 주요 수입국인 일본이 원전사고 이후 엔저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대 일본 절화 수출이 급감하였고, 중국 춘절 특수를 누리던 심비디움 마저 시진핑 정부 출범이후 공직자 업무관행을 고치기 위한 8대 규정을 제시하였는데 불행하게도 화환자제가 포함되어 있어 한국산 심비디움이 중국의 춘절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2013년 중국에 수출한 심비디움은 1천68만 달러로 사상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던 2008년의 2,306만 달러에 비해 불과 5년만에 반토막이 나는 등 꽃 수출의 쌍두마차인 일본과 중국에 대한 수출이 부진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침체하여 폐업농가가 속출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곧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고 있고, 인구 2.5인당 차동차 1대로 자동차 2천만대 시대에 살고 있어 경제적으로나 생활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와 있는데 유독 꽃 소비만 뒷걸음질 치고 있다. 침체 일로에 있는 꽃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가정과 사무실 꽃 소비를 확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필자 나름대로 몇 가지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첫째, 꽃다발 판매처를 다양화 해야 한다. 유럽이나 일본처럼 간단하게 꽃다발을 만들어 수퍼마켓이나 할인점 등 일반 소매점에서 장바구니에 손쉽게 담을 수 있게 하고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여 입점을 확대함으로써 판매망을 다양화 해야 한다.
둘째, 분화(小品) 소비 패턴을 변화시켜야 한다. 유럽과 같이 물구멍이 없는 화분(재활용이 가능)을 보급하여 포트에 심어진 채로 가정에서 화분에 담아 기르면 분갈이 몸살을 앓지 않아 관상기간을 늘릴 수 있으며, 화분값, 소품비, 인건비 등 거품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신규 건축 아파트 베란다에 실내정원 설치를 의무화하는 입법을 추진하자. 베란다에 실내정원 설치를 의무화 하고 실내 정원 면적만큼 베란다 폭을 1.8미터까지 확장하여 아파트 면적을 손해 보지 않도 제도화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조화환의 질을 높여야 한다. 경조화환 꽃 재사용 은 어제 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지만 시정되지 않고 있다.

수출 효자 품목인 자동차나 전자제품, 화장품 등도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하였다. 꽃 산업도 내수가 튼튼해야 수출에 문제가 생겨도 극복할 수 있고 지속 성장할 수 있다. 꽃소비 생활화를 정착시켜 내수 기반이 확고하게 될 때 꽃 생산농가도 경쟁력을 갖춰 수출증대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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