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타리버섯으로 인생 2모작 시작했죠”


도시민들의 은퇴 후 로망은 귀농, 귀촌을 통한 전원생활을 하는 것이다. 많은 도시민들은 생활에 염증을 느낄 때 ‘다 때려치우고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지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농사나 지을까’라고 생각한 사람들 대부분이 많은 어려움에 봉착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인강농원(느타리버섯 재배). 김은숙(65), 김상연(68) 부부는 은퇴 후 귀농, 귀촌의 모범적인 사례로 생각될 만큼 안정적인 농촌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부부가 귀농, 귀촌의 모범사례로 생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귀농, 귀촌 6년차의 부부는 은퇴 전까지 서울에서 전자회사를 25년 넘게 운영한 사장님 출신의 농업인이다. 지금부터 15년전쯤 이곳에 미리 땅을 마련해놓고 은퇴 후 농촌생활을 계획했다는 부부는 은퇴를 몇 년 앞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농업교육을 받으러 다녔다고 한다.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도 교육을 받은 곳이 농협대학, 한국농수산대학, 고양시농업기술센터 할 것 없이 다양하다. 또 교육 과목도 분야를 나눠 김은숙씨는 화훼, 버섯, 식품 분야에서 공부했고 남편 김상연씨는 과수와 관광쪽으로 학구열을 불태웠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부부가 조경기능사 자격증까지 함께 취득했다는 사실이다. 이 모든 교육을 은퇴 전후로 해서 받았고, 지금은 자연순환농법을 공부중이라고 하니 토지마련과 공부처럼 흔히 말하는 은퇴 전 귀농, 귀촌 준비 과정을 꼼꼼하게 마친 셈이다.

“귀촌, 귀농은 이민이라고 생각해요. 외국에서 생활하듯이 완전 다른 환경에서 적응을 하고 살아야 하는데 준비가 안돼 있으면 실패의 쓴맛을 보는 것은 자명합니다.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나의 자금력, 나이, 토지 면적 등을 생각해서 농사를 생각해야 하는데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인강농원의 농지는 1,000여평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부부가 소화해 낼 수 있는 만큼만 생산되는 느타리버섯은 경기도와 고양시의 학교급식으로 납품되고,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처음 농사를 짓기 시작할 때부터 추구했던 친환경농법이 학교급식 확산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냈고, 친환경농산물인증과 경기도 우수 농산물 G마크, 고양시 농산물 브랜드 행주치마를 다 획득해 놓은 상태였다.

“저희는 곧 있으면 70이라 체력도 조금씩 달리고, 느타리버섯재배 면적도 큰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능력치에서 최선을 다해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농사를 지으시려면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철저하게 준비를 하시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치 우리가 먼곳을 오래도록 여행하거나, 이민을 갈 때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내 김은숙씨는 저온저장고에서 만생종 자두를 몇 개 내 놓는다. 11월에 자두라니 의아한 표정을 지으니 추석을 대비해서 수확한 자두로 손님이 오면 하나씩 맛 보여준다고 했다. 이것 역시 여주시에 사는 멘토를 2년동안 찾아가 배운 결실이라고 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인강농원 김은숙, 김상연 부부처럼 나이를 떠나 자신의 생각을 펼쳐나가는 열정적인 농업인들이 많이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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