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생태교육 1번지로 급부상

대도시에 비해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는 오히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농촌마을로 젊은이들이 유입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사)서곡생태마을(이사장 이길주)이 있다.
서곡생태마을은 지역 교육기관 및 단체와 교육공동체를 이뤄 농촌지역을 교육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도농상생의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기 위해 교육, 문화, 농업을 매개로 소통과 화합 해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일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 교육위해 ‘농촌’으로 이주하는 도시민

▲ 전래놀이 특강 중 직접 체험해보는 육민관중학교 학생들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도시로 이주를 했다. 젊은이들은 도시로 나가며 농촌은 점점 고령화됐다. 농촌 학교들은 학생들이 없어 폐교위기에 놓이거나, 폐교가 된 곳이 많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농촌은 활력을 잃고 침체됐다. 그러나 서곡생태마을이 자리한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는 다르다. 오히려 아이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 마을이 교육하기 좋은 곳으로 알려지며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이주해오고 있는 것이다.

서곡생태마을 문병선 사무국장은 “우리 지역도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수가 줄어, 3년 전 서곡초등학교 학생 수가 70여명까지 감소했었다”면서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서곡초등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며 현재 2배 이상 늘어 학생 수가 150여명이다”고 밝혔다.
교육을 위해 도시민들이 농촌으로 이주하는 현상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을까? 물론 원주시내와 근교에 위치한 농촌이라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했겠지만, 15년 동안 아이들의 자연ㆍ생태교육을 연구해온 서곡생태마을의 역할이 컸다.

서곡생태마을은 15여년 전 공동육아를 위해 모임을 시작, 2006년 현 위치인 판부면 서곡리에 자리 잡고 공동육아 어린이집 소꿉마당의 영구터전을 마련했다. 이후 학교에 입학 한 아이들을 위해 방과 후 수업을 열었고, 인근 학교인 서곡초등학교와 협의해 행복학교로 변화할 수 있게 도왔다.

#자연 속에서 놀고, 배우고, 느낀다

▲ 서곡생태마을에서 주최하는 용수골작은음악회에서 끼를 뽐내며 난타공연을 하는 아이들
곡생태마을은 15년 동안 행복한 육아, 교육을 위해 부단히 연구하고 노력해왔다. 공동육아어린이집인 ‘소꿉마당어린이집’과 방과 후 학교인 ‘참꽃어린이학교’, 숲교육을 하는 ‘자연누리 숲학교’, 중등대안학교인 ‘길배움터’ 등 다양한 교육공동체를 활성화시켰다. 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서곡생태마을도 꾸준히 성장해온 것이다.
과정은 달라도 서곡생태마을이 추구하는 것은 같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문 사무국장은 “생태교육이라고 아이들에게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닌 자연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며 자연과 관계를 맺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한 뒤, “자연의 먹이사슬이 삼각형구조가 아닌 그물망구조로 변화되고 있는데, 인간관계도 그물망구조로 되어 있어 자연생태계를 이해하는 것이 아이의 성장에 크게 도움된다”며 “만약 그물망에 연결된 선들을 끊어 하나둘 단절이 되면 결국엔 혼자 고립돼 사회관계형성에 크게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자연과 전혀 관계를 맺지 않은 아이들은 성장해 자연을 지배대상, 경제적 수탈대상으로 여겨 훼손할 경우가 크다”며 “반대로 생태교육을 한 아이들은 함부로 자연을 훼손하고, 관계를 어그러트리는 경우가 적어 원만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이들이 떠나지 않는 마을공동체 만들고파”

서곡생태마을은 교육공동체뿐 만아니라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고, 건강하고 활기찬 농촌을 만들기 위해 이주민들과 선주민들 간의 소통과 화합을 도모하고,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문 사무국장은 “서곡생태마을은 교육공동체와 선주민 등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는데, 이 그룹이 서곡생태마을을 통해 소통이 됐으면 한다”며 “그러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대 간의 차가 크듯 이주민과 선주민의 격차는 있을 수밖에 없다”며 “누가 우위를 차지하거나, 흡수되는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어려움 과정이지만 공동체를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 문 사무국장은 “지속가능한 농촌과 마을을  위함”이라고 밝혔다.

문 사무국장은 “우리 아이들과 후손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고 지키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마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서곡생태마을과 함께 성장해온 아이들이 서곡생태마을과 함께 일하고 싶다며 마을을 떠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성과이자 추구하던 모습이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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