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발효식품’으로 제조… 부가가치 높인다

낙농 선진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과 우유소비 감소 등으로 낙농농가의 한숨이 깊어지는 가운데,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수원여자대학교 해란캠퍼스 창업보육센터에 위치한 ‘화성시발효식품협동조합’(이하 발효식품협동조합/대표 한기수)이 화성지역에서 생산한 원유를 이용, 고품질의 수제치즈를 생산하고 있어 지역 내 낙농농가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발효식품협동조합은 대표적인 발효식품 중 하나인 치즈를 필두로 요구르트, 장류, 장아찌, 식초 등 지역 농축산물을 활용해 다양한 발효식품을 판매, 농업을 새로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농ㆍ축산농가, 소비자 함께 협동조합 만들어

발효식품협동조합은 지난 1월 협동조합 승인을 받았다. 첫돌이 한 달 남짓 남은 발효식품협동조합은 다섯 명의 발기인으로 시작, 소박한 출발을 알렸지만 철저한 사업계획과 비전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에서 눈여겨보는 협동조합 중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발효식품협동조합을 함께 시작한 다섯 명의 발기인의 인연은 발효식품을 함께 배우며 시작됐다. 수원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발효효소과정과 치즈과정을 한 학기 동안 진행했는데, 그때 함께 수업을 들으며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게 된 것이다.

효식품협동조합은 발효식품제품 개발과 함께 조합원을 모으는데 주력했다. 발효식품협동조합 한기수 대표는 “협동조합은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활성화되고 안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합원을 모으는데 집중했다”며 “조합원이 소비자가 되고, 소비자가 조합원이 돼야 조합원이 모두가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의 의미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발효식품협동조합은 화성지역 내 축산농가와 일반농가를 비롯해 지역에 상관없이 발효식품협동조합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는 50여명의 조합원을 모집했으며, 내년에는 200여명의 조합원을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신선한 발효식품 생산

발효식품협동조합은 화성지역에서 생산한 농축산물을 이용해 발효시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특히 치즈, 요구르트 등 유제품에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한 대표는 “화성시의 젖소농가가 2012년도 기준 420여농가가 되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농가는 몇 되지 않는다”면서 “1등급 우유 1리터에 1070원 정도에 가져가는데 쿼터량이 넘는 것은 리터당 100~300원 가량에 가져가는데, 농가는 남는 우유를 버릴 수도, 처분할 방법도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우유를 팔고 있다”고 전했다.

렇게 쿼터량이 넘어 남아도는 우유를 활용, 농가에서는 부가가치를 높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 소비자에게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하고 우수한 품질의 유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한 대표는 유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발효식품협동조합은 현재 9명의 축산농가 조합원들에게 가져온 신선한 우유를 이용해 스트링치즈, 까망베르치즈 등 다양한 치즈종류와 요구르트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청국장도 판매하고 있는데, 화성시로컬푸드매장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이밖에도 초속잠 발효장아찌를 개발 중에 있으며 앞으로 화성시 농축산물을 이용해 다양한 발효식품을 개발해 상품다양화를 이룰 전망이다.

발효식품협동조합의 제품의 특징은 ‘생(生)’, 순수하다는 것이다. 발효식품협동조합 제품 라벨에는 한 대표가 직접 새겨놓은 ‘생(生)’이 찍혀있다. 꾸밈없이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발효식품협동조합의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한 대표는 “‘생(生)’이라는 것이 살아있다 라는 의미가 있지만, 꾸밈없이 신선하고 순수함, 토속적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며 “화학첨가제 등 다른 첨가물은 넣지 않고 재료본연의 맛을 살린 것이 발효식품협동조합제품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특히 시중에 당분이 많이 첨가된 요구르트와 다르게 발효식품협동조합의 요구르트는 당분이 전혀 첨가되지 않아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에게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텁텁한 단맛이 아닌 새콤한 맛이 일품이다.

#“‘치즈공장’ 만들어 축산농가 살리는데 앞장설 것”

차근차근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발효식품협동조합의 전망은 밝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더미다. 판매허가가 까다로운 유제품의 특성상 유통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유제품이 특히 위생에 유의해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기업이 아닌 이상 분석실험실을 갖추고, 연구사를 상주시킬 수 있는 여건을 갖출 수 있는 곳은 드물다”며 “정식적으로 판매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고정적인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어려운 과제다”라고 전했다.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 새로운 유통돌파구 마련에 ‘즉석제조허가’를 받고, 발효식품협동조합 사무실이 위치한 수원여자대학교에 ‘자연치즈카페’를 열어 치즈, 요구르트, 치즈를 이용한 간식인 카레감자치즈고로케를 판매하고 있다. 아직은 판매가 왕성하지는 않지만 맛을 본 사람들은 꼭 다시 찾을 정도로 마니아층이 생겼다.

또한 각종 박람회 등에 참가하며 발효식품협동조합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한 대표는 “당초 계획보다 더 높은 성장을 보이며 발효식품협동조합은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며 “앞으로 축산농가와 힘을 합쳐 치즈공장을 설립, 화성시의 치즈브랜드를 만들어 어려움에 처한 축산농가를 살리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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