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마음으로 된장을 담급니다”

장고(醬庫)는 옛날 궁중에서 장을 저장하는 공간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된장 역사는 삼국시대부터일 것으로 추정될 만큼 된장은 옛날부터 조미식품으로 음식의 간을 맞추고 맛을 내는 데 기본이 되는 식품이다.

경상북도 칠곡군 태장고 정경태 대표는 또 하나의 장류문화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 5일 찾은 태장고는 이날 마침 메주를 만들기 위한 콩 삶기에 한 창이었다. 가마솥에는 콩이 맛있게 삶아지고 있었고, 삶아진 콩은 메주틀 안에서 각을 제대로 잡고 있었다.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장류사업을 시작한 정경태 대표는 10여년째 맛있는 장류 만들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태장고는 팔공산 자락의 깨끗한 환경에서 옛날방식 그대로 장을 숙성시키고 있고, 또 농촌교육체험농장으로 다양한 체험과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태장고에서 쓰는 콩은 늦사리로 그래서 콩도 조금 늦게 삶고 있습니다. 또 믿고 먹을 수 있는 장류를 만든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습니다.”

늦사리콩은 시중의 장콩보다는 가격도 더 비싸고, 메주를 만드는 시기도 늦지만 정 대표는 늦사리콩만 고집한다. 그렇다고 장값을 더 후하게 받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는 정 대표만의 철학이 담겨져 있다. 지금이야 경북에서도 알아주는 여성농업인이지만 그 이전에는 평범한 주부로, 몇몇 사회활동만 하던 정 대표는 귀촌 후 본격적으로 된장을 담기 시작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한다.
“낯선 동네로 오니 군청 허가일도 그렇고 모든 것이 낯설었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고, 맛있는 장만 계속 연구를 했습니다. 사람이든, 된장이든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정 대표는 신뢰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또한 멀리가려면 정직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특히 장류사업에 있어서도 소비자와의 약속을 꼭 지키고, 예절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좋은 인성을 갖도록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정 대표에게 된장을 배우러 오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인성이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에게는 정중하게 거절을 한다고 한다.

“장류사업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누구나 쉽게 실패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또 전통식품을 다루는 사람은 인성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따끔하게 충고를 할 때도 있습니다. 장을 담그는 기술적인 배움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기에 섣불리 시작했다간 많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성을 갖춰야 하고 공부를 하라는 것입니다.”
정 대표는 앞으로 며느리 손향남씨에게 태장고를 대물림 해 줄 생각이다. 정직한 마음으로 담그는 장류가 대를 이어 소비자들에게 계속 전해지길 바란다.

전화번호 : 054-976-5287
홈페이지 : http://www.taejanggo.com
주소 : 경상북도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 396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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