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관리에 공들인 100년의 시간

동경대학교에는 지바연습림, 북해도연습림, 지지부연습림 등 5개의 연습림이 있는데 이중  지지부연습림은 1916년에 오타키촌의 사유림을 구입하여 조성한 일본 중부지역의 연습림으로 역사가 90년이 넘는다. 지지부연습림은 동경에서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은 5,817ha이며 해발 530m~
1,650m 사이의 산악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지형은 산악지의 특색을 나타내는 협곡지가 많다. 지지부연습림 내의 인공림은 전체 면적의 13%인 767ha로 삼나무(Cryptomeria japonica), 편백(Chamaecyparis obtusa) 등이 주를 이루며 활엽수로 이루어진 2차림이 53%, 택벌작업이 일부 이루어진 천연림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동경에서 지지부연습림으로 가는 길은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등을 거쳐 좁은 포장도로를 거쳐서 가기 때문에 2시간 이상 걸리지만 산악지로 난 길을 가다보면 깊은 협곡과 계곡 그리고 주위의 숲은 무료함을 잊게 한다.

 지지부연습림 관리소는 지지부시 중심에 위치하고 있고 연습림은 관리소에서 30분 정도를 더 가야 한다. 지지부시에서 연습림으로 가는 길에 삼나무 숲이 많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일본의 대표적인 숲이 삼나무 숲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것은 산마루에 있는 대룡(大龍) 전망대에서 건너편 산을 보면 알 수 있다.

산 사면의 반 이상은 짙푸른 색의 삼나무가 심겨져 있고 이외의 부분은 활엽수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숲의 모양은 우리나라의 숲에서도 잣나무, 리기다소나무 등 침엽수종이 조림된 곳은 가을철에 짙푸른 색의 침엽수인공림과 갈색의 활엽수이차림을 연상케 한다. 계곡에서도 입지조건이 좋은 곳은 삼나무가 심겨져 있고 경사가 심한 곳은 활엽수림이 남아 있다.

이지역의 삼나무 숲은 사유림이어서인지 숲속에 들어가면 삼나무가 너무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못할 정도이고 땅위에는 풀들이 전혀 자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자라는 삼나무는 나무의 높이는 15m 정도가 되지만 굵기는 10cm를 조금 넘는 정도가 되어 마치 대나무 숲을 보는 듯하다. 이렇게 키운 삼나무는 솎아베기를 실시하여 굵게 자라게 되면 가지가 높이 달린 곧은 줄기의 삼나무가 되는 데 이 모습은 마치 전신주를 보는 듯하다.
이런 삼나무 숲을 뒤로 하고 대학 연습림으로 들어서면 삼나무 숲이 많이 보인다. 삼나무 숲 사이로 난 임도를 가다보면 회색빛 줄기를 띤 느티나무 숲이 나타난다.

이 느티나무 숲은 천연림이 아닌 인공림으로 산록부에 자리를 잡고 있다. 나무의 높이는 20m가 조금 넘는 정도이고 나무 굵기도 30~40cm 정도이지만 회색빛 줄기의 느티나무 숲을 산속에서 보는 것은 대단히 드물기 때문에 눈에 띠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이 임령 100년 정도의 느티나무 숲에서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노령림으로 생장조사가 이루어지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부는 복층림을 조성하기 위해 하층에 편백나무와 같은 침엽수를 다양한 밀도로 조림을 한 곳도 있다. 가을철 잎이 떨어져 가지가 앙상한 느티나무 아래에 푸른 침엽수들이 자라는 모습은 묘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연습림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삼나무림으로 단순한 삼나무 단층림 아닌 복층림 조성지는 삼나무의 특성을 잘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다. 상층부의 삼나무는 가지가 없고 곧게 자라서 마치 대리석 기둥이 서있는 듯하고 하층에는 삼나무가 심겨져 복층림을 조성하여 가는 모양은 마치 조림학 교과서의 내용을 눈으로 보는 듯하다. 상층의 삼나무는 나무높이가 30m에 가깝고 그 굵기도 50cm 정도의 대경목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하층의 어린 삼나무를 보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복층림 조성지를 멀리서 보면 상층과 하층에 푸른 띠를 보이고 있어 2개의 푸른 띠를 두른 숲으로 보여 진다.

삼나무 노령림으로 들어서면 전형적인 삼나무 숲의 특성을 보여준다. 단층림으로 이루어 진 삼나무 노령림은 임령이 100년이 넘고 나무높이는 30m, 굴기는 50cm가 넘고 축적 역시 500㎥/ha가 넘지만 임관층이 울폐되어 지표부에는 푸른색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이러한 삼나무 숲은 겉이 푸르고 숲속은 갈색인 두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숲의 삼나무 줄기는 대리석 기둥을 세워 놓은 듯 굵고 곧게 자라고 있다. 삼나무 노령목 줄기를 자세히 보면 초록색 그물망이 쳐 있는 것이 보인다. 이것은 삼나무 줄기에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을 막기 위해서 친 그물망으로 일반적으로 이렇게 나이가 들고 큰 노령목에는 노루나 사슴 같은 야생동물의 피해가 없을 것 같아 보이는데 양생동물 피해가 난다는 것이 놀랍다.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는 어린 삼나무에게도 나타나는데 이러한 피해는 조림지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지지부 연습림 입구의 숲들은 대부분 보안림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곳의 계곡부가 협곡으로 되어있어 경사가 대단히 급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지형 때문에 계곡사면에는 활엽수가 많이 자라고 있어 가을에만 볼 수 있는 이곳의 단풍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특히 절벽에 자라는 활엽수의 단풍은 더욱 더 그 빛을 뽐낸다.

동경대학교 지지부연습림은 그 크기가 6,000ha, 해발 500˜1500m의 산악지에 있는 100년이 가깝게 연구를 위하여 시험림으로 관리가 되어온 숲이다. 특히 임령 100년이 넘는 느티나무노령림과 수십년에 걸쳐 이뤄지는 이단림 조성시험 등 장기적으로 관리를 한 삼나무림 등 다양한 수종의 인공림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100년이 가깝게 산악지 산림시업에 관한 연구와 시업이 병행되어온 지지부연습림은 산림관리를 위해서는 100년이 넘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과 큰 대면적이 기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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