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형 완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전략처장


요즘 한국에서 중국 ‘알리바바’ 가 거의 매일 주요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馬雲)회장의 입지전적인 스토리와 최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대박 등 일반인의 귀에도 솔깃한 내용이기 때문일 것이다.

‘알리바바’란 회사명도 마윈(馬雲) 회장이 199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카페에서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서 생각하고 카페 종업원과 손님, 지나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거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는 것에 착안해 작명한 이름이라고 한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중요한 요소인 ‘인지도’는 미리 확보한 셈이다. 중국의 온라인 시장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2013년 329조원 규모로 전년대비 42% 성장하였으며, 2017년에는 약 700조원이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마윈회장이 이끄는 알리바바의 규모는 전체 온라인 시장의 80% 수준인 260조원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알리바바가 비약적인 성장을 한데는 나름의 전략이 있었는데 첫 번째가 가짜 상품이 만연한 중국 온라인 시장에 판매자 신용등급제를 도입하고 ‘Alipay’라는 결제시스템을 통한 제3자 보증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소비자들로부터 신용도를 확보한 것이다.  두 번째는 면제 또는 0.5%라는 낮은 판매수수료를 받음으로써 다수의 판매자를 끌어들인 것이고, 세 번째는 3,000여개의 물류업체를 통해 전국 어디서나 1~2일 안에 배송되는 ‘알리물류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aT는 지난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알리바바의 총재 및 식품바이어와 수출업체 현지법인 등을 초청해 ‘aT-알리바바 협력사업 발표회’를 개최하고, 중국 최초로 알리바바(1688.com) 사이트에 ‘한국 농식품 전용관’을 설치함으로써 중국 온라인 B2B시장에 본격 진출했다.기존에 알리바바 사이트(1688.com)를 통해 한국식품이 판매되고 있기는 했으나 대부분 온라인 전문대리상이나 2, 3차 도매상이 판매하는 것으로 정상 통관 여부 등 제품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에 aT를 통해 입점한 업체들은 중국 현지에 진출한 법인이나 정식 대리권을 가진 수권바이어로 구성되어 한국식품의 이미지를 높이고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유통채널을 구축한 것이다.

이번 알리바바와의 협력을 통해 바나나우유, 유자차, 인삼, 커피, 생우유, 조제분유, 조미김 등 이미 중국에서 검증된 제품 외에도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새로운 스타품목을 발굴·육성한다면 한·중 FTA의 우려를 한방에 날리고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우리의 제2의 내수시장으로 키울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를 잡게 될 것이다.
aT는 올해 12월에 중국 칭다오에 ‘수출전진기지’를 준공할 예정이다.

 aT는 이를 알리바바와의 협력사업과 연계해서 알리바바 구매고객에게 칭다오 수출전진기지를 활용한 재고관리, 피킹, 소포장, 출고, 배송 등 ‘One-Stop’ 물류서비스를 제공하여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인 중국 내 한국식품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알리바바에 정식통관 등 검증된 업체를 추천함으로써 중국산 짝퉁의 진입을 원천차단하고 입점품목의 지속적인 품질 및 안전관리뿐만 아니라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모바일 쇼핑시장 등 온라인 시장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다행히 aT는 연간 2조원의 거래실적을 올리는 B2B형 사이버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어 상품조달과 평가 기능들과 연계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aT가 알리바바와 협력사업을 추진한 지 1개월이 지난 지금 알리바바 입점방법을 묻는 업체 및 단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 기업들의 중국 온라인 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알리바바와 직접 연결하고자 하는 열의가 지나쳐 알리바바는 물론 aT 해외지사 등에 여기와 관련된 문의와 요구들이 넘쳐나고 있어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닭을 어렵게 붙잡아 놓고 우리의 조급함과 단기적인 성과중심의 행동으로 인해 자칫 무용지물로 전락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오늘 힘들고 내일은 더 힘들 수도 있지만 모레는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내일 저녁에 죽어버리는 바람에 모레의 빛나는 태양을 보지 못하죠.”라는 마윈 회장의 말처럼 조금만 참으면서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 나아간다면 알리바바는 중국시장에서 우리 농식품 수출의 황금알을 낳는 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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