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행복이 ‘희망’입니다”

마을전통자원인 ‘모시’를 활용해 마을주민들이 쏠쏠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곳이 있다. 전라북도 정읍시 쌍암동에 위치한 ‘내장산쑥모시영농조합법인’(이하 내장산쑥모시/대표 유연필)이 바로 그 곳이다. 내장산 서래봉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송정마을의 주민들이 주축으로 구성된 내장산쑥모시는 지난 2013년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며 마을공동체사업을 시작, 쑥과 모시를 생산하며 안정적인 수익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마을자원인 ‘모시’로 주민소득창출

마을에 소나무가 많아 이름 붙여진 송정(松亭)마을은 이름대로 소나무도 많지만 예부터 모시 주산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조선시대에는 내장산 자락 지천에 모시가 자생하다보니 모시삼베 옷을 짜는 곳이 많았다. 또한 일제강점기 때에는 마을에 베 공장이 여러 군데 있어 일본으로 삼베가 많이 강탈당했다. 지금도 베 공장 터가 남아있고 여전히 베 공장을 운영하는 곳도 있을 정도로 송정마을의 모시는 역사가 오래됐다. 그러나 삼베옷의 수요가 점점 줄어들며 삼베옷을 만드는 곳은 거의 없어졌고, 그나마 집집마다 간간히 여름이나 추석에 간식으로 모시송편을 만들어 먹는 정도가 전부였다.

송정마을에 다시 모시 열풍(?)을 일으킨 것은 내장산쑥모시 대표이자 마을이장인 유연필 씨와 타향살이를 끝내고 귀향해 전통 떡을 만들고 있는 솔티애떡 대표 김용철 씨가 손을 잡으면서이다.
솔티애떡 김용철 대표는 “서울에서 떡집을 운영하다 10년 전 고향으로 내려와 전공을 살려 또다시 떡집을 운영하게 됐다”면서 “고향마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 생각하게 된 것이 지역 농특산물로 떡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을주민은 모시생산에만 전념… 가공ㆍ판매는 솔티애떡이 전담

김 대표는 마을에서 예부터 자생한 모시를 이용해 모시송편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마을주민들에게 모시재배를 권유하며 새로운 소득창출의 장을 열었다.
이후 본격적인 모시생산을 위해 마을에서는 지난 2013년 모시작목반을 구성하고 내장산쑥모시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점점 생산단지를 넓혀가고 있는 내장산쑥모시는 현재 5천여평에서 4만키로의 모시를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모시는 솔티애떡이 전량 수매해 모시떡을 생산ㆍ판매하고 있다.
내장산쑥모시 유연필 대표는 “농업인들이 농산물 생산에서 가공, 유통까지 모두 하기는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 “그러나 솔티애떡이 전량 수매해 가공ㆍ판매까지 해줌으로써 다른 걱정 없이 모시생산만 주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국 최초로 마을 자체 연금지급

내장산쑥모시는 떡 가공업체인 솔티애떡과의 협업으로 대규모 투자 없이도 지속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집중 받고 있다.
또한 내장산쑥모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수익금으로 동네 어르신들에게 연금을 지급해 화제가 되고 있다.

내장산쑥모시는 모시를 생산ㆍ판매한 이익금 일부를 적립해 올해 1월부터 매월 10만원씩 송죽마을 8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지급대상은 20년 이상 송죽마을에 거주하며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80세 이상의 어르신들로 올해는 6명의 어르신들이 혜택을 받았다.
김용철 대표는 “보통 모싯잎 1kg 당 2000원에 수매를 했는데, 올해부터는 1kg 당 2300원에 수매하고 이 중 300원은 따로 적립해 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마을을 지켜온 어르신들이 있어 우리 마을이 현존할 수 있었기에 그간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이렇게라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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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전체를 하나의 관광지로 만들 것”


내장산쑥모시는 모시생산을 주축으로, 고사리, 취나물 등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이용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마을에 다재다능한 귀촌인들이 들어오며 야생화학교, 도자기체험장, 여주작목반 등이 만들어지고 있어 이 모두를 마을공동체로 이뤄 마을전체가 하나의 관광지를 이루도록 할 예정이다.
유연필 대표는 “마을 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이것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하나로 돌아가게 된다면 큰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한 마을이 될 송정마을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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