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택리 농부들, ‘잘사는 농업ㆍ농촌’위해 뭉치다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양택리 농부들이 어려워진 농촌을 살리기 위해 하나로 뭉쳤다. 양택리 농부 12명이 지난 2013년 설립한 ‘과수원길협동조합’(대표 윤효경)은 농산물 판매와 다양한 농촌체험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적인 마을 자원을 활용해 절기별로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각광받고 있다.

# 새로운 부가가치창출 위해 농촌체험 시작

“고령화와 개방화물결로 농부들의 살림살이는 점점 더 팍팍해져 돌파구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농촌체험이었고 혼자보단 함께하는 것이 좋아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습니다.”
지난 2013년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마을기업으로 인증 받은 과수원길협동조합은 농촌에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마을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뭉쳤다. 특히 어려운 농업환경 속에서도 유기농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과수원길협동조합 윤효경 대표의 역할이 컸다.
윤 대표는 17여년 전 양택리 농부의 아내로 시집오며 농사를 시작했다.

“처음엔 남편이 시키는 대로 포도와 배에 농약을 치고 화학비료를 주는 등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지었어요. 그런데 그 과일들을 우리 아이들이 먹는 것을 보고 더 이상은 관행농법을 할 수 없겠더라고요. 몸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내 아이가 먹는 모습을 보니 이건 아니다싶어 그때부터 유기농을 고집하게 됐습니다.”

윤 대표는 지난 2002년부터 포도, 배 유기농재배를 시작했다. 그러나 유기농재배는 그리 녹록치 않았다. 당도와 맛은 우수했지만 크기와 모양이 들쑥날쑥해 상품가치가 많이 떨어진 것.
판로에 어려움을 겪던 윤 대표에게 친환경 농장을 찾아 온 체험객들로 인해 희망을 갖게 됐다.

# 함께여서 더 행복한 ‘협동조합’

“포도와 배를 팔기 위해 인근 아파트단지, 식당가를 돌며 홍보를 했는데, 도시민들 사이에서 유기농 농장으로 입소문이 나며 농장을 직접 찾아오는 횟수가 점점 늘었어요. 밀려오는 체험객들을 체계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체험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홀로 유기농 농촌체험을 이끌어온 윤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12명의 마을 농부들과 손을 잡고 함께 하기로 했다.

윤 대표는 “혼자보자 함께 하기에 더 좋다”고 강조한다. 혼자 했다면 버거웠을 수도 있었을 체험들이 함께 하기에 힘을 분산되고, 기쁨은 두 배가 된다는 것. 특히 여러 사람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합쳐져 24절기 농촌체험을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처음엔 이 나이에 뭐를 해…’라고 말하던 주민들도 농촌체험을 진행하며 쏠쏠한 수익이 생기니 너무 좋아해요. 수명이 길어진 요즘, 두둑한 연금보험 들어 놓은 것 같다고들 말하죠. 또 어르신들이 농사짓기가 힘들어 땅을 내놓고, 그 땅은 외부인들이 매입해 공장이 들어서는 악순환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을공동체 활성화는 난개발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어 마을주민들의 호응이 높습니다.”
특히 ‘협동조합’ 설립의 만족도가 높다. 사실 윤 대표를 비롯한 마을주민들도 ‘좋다 카더라’라는 말만 듣고 협동조합을 시작했다. 그러나 교육을 받고 공부를 할수록 매력적인 것이 협동조합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농협은 우리 곁에 있지만 협동조합인 줄 몰랐어요. 농업인들이 주인이 되어야 하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죠. 농부들이 주축이 돼 만든 과수원길협동조합을 잘 운영해 앞으로 농업인이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이 농촌에 많이 설립됐으면 좋겠습니다.”

# 다양한 친환경 농촌체험이 즐비

12명의 농부들이 똘똘 뭉쳐 만들어가는 과수원길협동조합의 이야기는 어떨까.
과수원길협동조합은 태양따라 나눈 24절기에 맞춰서 다양한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도시민들에게는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며, 농업인들에게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토를 지킬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과수원길협동조합에서 가장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봄에 진행되는 ‘쑥개떡 만들기’다. 농약을 치지 않아 안전하고, 공해가 없는 청정자연환경에서 자라는 유기농 과수밭에 널린 쑥을 아이들이 직접 채취해 각자 개성에 따라 쑥개떡을 만든다.

또한 직접 재배한 쪽과 금잔화를 이용한 천연염색체험도 인기다. 염료를 넣지 않는 것이 과수원길협동조합 천연염색의 특징. 염료를 사용하지 않아 진한 염색은 되지 않지만 은은하게 퍼지는 수수한 염색천이 일품이고, 화학염료를 사용하지 않아 더욱 건강한 염색천을 만들 수 있다.
이밖에도 과수원길협동조합은 따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유기농 포도, 배 수확 체험, 전통장 감그기, 두부, 순무김치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즐비하다.

“아직은 과수원길협동조합은 걸음마단계로 앞으로 더 큰 꿈을 향해 달려 나갈 예정이에요. 특히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위해 김포쌀로 만든 쌀국수를 내년에 출시할 계획입니다. 또 다양한 안정교육을 수료해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도록 조성할 것입니다. 젊은이들이 돈을 벌기 위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농촌으로 유입되는 그날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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