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우리는 새해의 첫 아침에는 소망과 희망을 기원하는 오랜 버릇이 있다. 물론, 새해 아침이 어제와 크게 다를 바는 없지만 지나온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반성하며 다가오는 새날들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갖고 싶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를 되돌아보면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감회 또한 다르다. 겪어온 과정이 다르고 느끼는 감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2014년 농업계를 돌이켜 보면 유난히도 많은 고난과 시련의 시간이었다. 쌀 관세화, 한·중 FTA ,한·캐나다 FTA,  한·호주FTA, 등 자유무역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우리농업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벌거숭이가 된 느낌이다. 우리 농업을 돌아보면 어렵지 않은 시기는 없었다.

그러나 지난 한해를 되돌아보면 농업분야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리농업이 생존 가능한 산업으로 존재 할 수 있을 까 하는 느낌마저 든다.  물론, 세계화·개방화라는 국제사회의 흐름에서 농업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원빈국인 우리로서는 FTA 라는 자유무역을 통해 시장개방 확대와 상품수출정책을 통해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정책일수 있다.
그러나 양국협상을 통한 교역에는 자국의 산업 환경에 따라 이익산업과 피해산업이 존재한다. 또 교역을 통해 얻는 이익배분은 경제성장 잠재력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익이 소수의 손에 집중되고 재분배가 골고루 이뤄지지 못하면 국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보장하거나 지속적인 국가 발전은 불가능하다. 이처럼 세계무역체제에 편입된 국가들은 교역확대가 꼭 자국민 모두의 경제적 이익에 얼마나 도움을 가져다줄지는 의문이다.
현재 국내 농업이 세계 무역체제에 편입되면서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교역에 따른 이익이 농업분야에는 소외되면서 점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FTA 앞에 우리 농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다.

정부가 최근 FTA 대응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직접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인의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 규모화를 갖춘 몇 몇 농가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농업인에게는 거리가 있는 정책들  뿐이다. 지금 국내농업은 국제사회에서 교역상대국들과 비교하면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

 해외시장 요구에 맞춰 농업구조를 개편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어쩌면 우리 농업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 정부가 바라는 우리 농업을 구조개혁 하기에는 우리 농업환경이 녹록하지 못하다. 우리 농업이 구조개혁이나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시간과 투자 및 자본을 필요로 한다.
농산물 가격 폭락, 생산비 증가로 인해 대다수 농업인들이 지금 생산비도 못 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놓은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

교역에서 얻는 이익을 재분배하는 효율적인 정책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농업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의 뿌리이며 미래의 생명산업이다. 농촌 역시 우리가 지켜야 할 삶의 공간이다.
FTA 에 따른 이득공유제의 필요성도 여기에 있다. 미래 농업을 지키기 위해서 FTA 이득공유제가 필요하다. FTA 이득공유제가 단지 분배라는 개념보다 미래 우리의 생명산업인 농업을 지키기 위해 법제화가 필요하다.

농업은 우리의 역사와 함께 5천년을 연연이 이어온 생명산업이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가치 산업으로 농업의 정체성과 농업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 농업을 단지 생산적 가치로 판단하기 보다는 공동체의 정신적 가치로 새롭게 조명해야 할 시점이다. 을미년 새해에도 우리 농업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못하다.

우리 농업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 모두가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정부 또한 농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단지 경제적 관점보다는 농업은 우리가 지키고 가꾸어야 할 가장 귀중한 자산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물론 우리 농업이 시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지만, 앞으로도 우리가 지키고 가꾸어야 할 소중한 산업이다.
을미년 새해 우리 농업이 좀 더 성장 할 수 있는 산업이 되도록 농업인과 정부 모두 새로운 의지를 가다듬어야 한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