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건강과 환경을 위한 바느질을 꿰다

드르륵 드르륵-.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쉼 없이 들린다. 그 소리가 경쾌하다. 재봉틀 소리가 들리는 곳을 들어가 보니 중년 여성들 여럿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재봉질을 하는데 여념 없다. 다른 한쪽에서는 천을 재단하며 재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곳은 서울특별시 도봉구에 위치한 목화송이협동조합(이하 목화송이/대표 한경아)으로 친환경적인 바느질 제품을 생산하는 마을기업이다. 면생리대를 비롯해 장바구니, 앞치마 등 소소하고 평범한 생활소품들에 한 땀 한 땀 정성스러운 손길이 더해져 ‘특별하게’ 변신한다. 여성이 행복한, 여성의 건강을 위한, 지구를 위한 바느질을 10년 째 이어오고 있는 목화송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 몸을 사랑해주고 싶은 분 강추”
목화송이의 시작은 무궁무진한 면생리대의 장점을 많은 여성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보급운동을 전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 2005년 목화송이 한경아 대표를 비롯한 생활협동조합인 ‘한살림’ 조합원들이 뭉친 것을 계기로 오늘날의 판매 사업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10년 이라는 시간동안 목화송이는 굴곡진 일들을 수없이 부딪혀오며 존폐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여성들의 좀 더 건강한 생활과 환경보호를 위해 포기하지 않았다. 과연 목화송이가 함께 나누고자 했던 면생리대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 대표는 “일회용 생리대의 여러 안 좋은 것들을 익히 알고 있어, 첫 월경을 시작한 딸을 위해 면생리대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딸과 함께 면생리대를 사용해보니 너무 만족해 주변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보급운동도 하고, 판매사업도 펼치게 됐다”고 전했다.

여성 한 사람당 일회용 생리대를 평균 1만1천를 사용할 정도로 많은 양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일회용 생리대는 대부분 석유화학물질 등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 여성들에게는 피부질환, 습진 등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또한 일회용 생리대는 매립 시 분해되는 데만 500년이 넘고 소각 시에는 공기를 오염시키는 등 많은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있다.

면 면생리대는 어떨까? 지난해 가수 이효리가 자신의 블로그에 면생리대에 관한 내용을 개제하며 화제 된 바 있다. 이효리는 “내가 죽고도 500년 동안 썩지 않는 내 생리대 떠올리니 꺼림직 하신 분들 쓰세요”라며 “빨고 삶고 말리고 수고스럽지만 내 몸을 좀 더 편안하게 사랑해 주고 싶은 분들께 강추”라고 게재했다.

이효리가 언급했듯 면생리대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 대표는 “면생리대는 사용하면 피부트러블도 없고, 빨아서 다시 사용할 수 있으니 오래 쓸 수 있어 경제적이며 환경도 살릴 수 있으니 일석 삼조다”라고 전했다. 이어 “당연히 단점도 있다. 빨아야 한다는 것이다”라면서 “그러나 이러한 불편함도 감수할 정도로 착용감이 우수해 찾는 이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꾸준히 매출 성장하는 면생리대
한 대표의 말은 매출에서 확인 할 수 있다. 10년간 꾸준한 매출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목화송이는 일반형, 대형, 오버나이트, 팬티라이너 등 면생리대의 크기를 다양화해 판매하고 있다. 목화송이의 면생리대가 특별한 이유는 속지분리형으로 만들어 생리양에 따라 속패드를 별도로 더 넣을 수 있게 했다. 또한 무형광, 무표백 원단을 사용하고 속패드는 생지융(生紙絨)원단을 사용해 더욱 친환경적인 면생리대를 완성했다.

대표는 “면생리대의 좋은 점은 말로는 설명을 다 할 수 없다”며 “피부에 직접적으로 닿는 만큼 써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 대표는 “요즘 젊은 층이 짧은 치마, 달라붙는 바지 등을 많이 입어 팬티라이너 사용을 생활화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매일 일회용 팬티라이너를 사용하는 것 대신 면으로 만든 팬티라이너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중장년층 여성 16명 일자리 제공
목화송이는 면생리대를 비롯해 장바구니, 무형광 면행주, 에코가방, 컵주머니, 면수저집, 앞치마 등 다양한 친환경적 바느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건강과 환경을 생각한 제품들을 찾는 이가 늘며 주문량도 많이 늘었다. 목화송이는 소비자들에게는 친환경 제품을 파는 곳이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는 행복한 일터로 통한다. 현재 목화송이에는 16명의 여성들이 일하고 있다. 모두 40~50대 중장년층이다.

한 대표는 “장애인, 고연령, 경력단절 여성 등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재봉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나이가 많아 취업이 마땅치 않은 중장년층 여성들에게 든든한 일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목화송이를 운영하며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지역 여성들에게 행복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행복한 여성일터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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