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생산중심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할 것”

팍팍한 살림살이에도 “농업예산은 절대 손대지 마라”고 특별지시를 내릴 정도로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농업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특히 그는 경북이 우리 농업을 지켜나갈 마지막 보루라고 강조하며 ‘농도경북’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동분서주하고 있다.
농사만 잘 지어도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농촌, 농업인들이 신명나는 농촌을 만들어 보겠다는 김 지사. 지난 13일 김 지사를 만나 앞으로 그가 펼쳐나갈 농정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 경북농업에 대한 철학과 비전은 무엇인가?
우리 도는 전국에서 농업인구가 가장 많고 농업소득이 가장 높은 농도(農道)다. 도지사로서 꿈은 ‘농사만 잘 지어도 자식 공부시키고 사람대접 받고 사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잘 사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농업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좋은 정책과 제도를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천할 사람이 없으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다. 결국 ‘사람이 곧 힘이요 경쟁력이자 희망’이다. 또한 우리 도는 江, 山, 海 천혜의 환경에서 사과, 포도, 복숭아, 한우 등 200여종의 다양한 농수산물이 생산되는 ‘축복의 땅’이다. 농업소득도 가장 높으며, 귀농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로부터 가장 선호되는 지역이다. 경북은 한국 농업의 축소판이자 우리 농업을 지켜나갈 마지막 보루인 것이다. 농촌, 농업, 농업인 즉 삼농(三農)이 살아야 국가가 살고 경북이 더욱 발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북농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지난해 경북농정을 평가한다면?
지난해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농가소득은 34,894천원으로 역대 최고로 증대한 반면 농가부채는 4,160천원이 감소한 17,671천원으로 전국 최저 수준으로 감소되는 등 농가경영이 다소 안정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엔저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농식품 수출 드라이브로 지난해 10월말 기준 147천톤, 244백만불로 동기 대비 38% 증가했으며, 지역농업의 6차산업화 토대를 마련한 한해였다.

■ 올해 경북농정의 주요 전략과 핵심과제는?
‘농업에서 희망을, 농촌에서 행복을!’이라는 슬로건 하에 농업인을 추종자가 아닌 선도자로 탈바꿈 시키고, 도ㆍ농간, 농ㆍ농간 양극화되어 있는 것을 상향평준화를 시키며, 농촌은 일터가 아닌 삶터로 전환시킨다는 3가지 큰 틀 속에서 농정을 역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미래 인력양성, 주민주도의 지역공동 경영체 육성, 유통구조 개선,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확대, 조사료 자급화, 귀농ㆍ귀촌 확산 등 10대 중점과제 실천으로 경북농업의 뿌리를 튼튼히 하여 농사만 지어도 잘살 수 있도록 하고, 품격 있고 살고 싶은 농촌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올해 경북 농정예산이 증액됐다. 구체적인 편성 내용을 설명해 달라.
올해 경북도의 농축산분야 예산은 2014년 6,394억원 대비 5.2%가 늘어난 6,725억원 규모로 최종 확정됐다. 이는 도 전체예산 증가율 4.9%를 상회하는 것은 물론, 최근 3년간 증가율로는 최대치로, 최근 복지ㆍ소방안전 수요 증대 등으로 인해 경제산업, 환경산림, 건설 등의 사업 부문이 축소 또는 현상유지에 그쳐 그 의미가 더 크다. 또한 올해 경북이 확보한 국비는 5,201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4.9%가 증가되었는데, 이는 농림축산식품부 예산 증가율 3.0%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도 자체 사업비도 전년 974억원에 비해 13.3%나 증가된 1,103억원으로 편성돼 FTA와 고령화, 탈ㆍ이농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축산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주요국과의 FTA 체결 가속화로 농촌현장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북의 대응책과 성과는 무엇인가?
경북은 2006년 한ㆍ미 FTA가 본격화됨에 따라 전국 제1의 농도를 책임지고 있는 도지사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농민사관학교 설립(2007년)을 통한 인력 양성, 전국 최초 민관협치 기구인 FTA특별위원회 구성(2008년), FTA 대책기금 조성(現 1,800억원) 등 FTA대책 전담 부서를 신설하여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왔다. 또한 글로벌 개방화 시대에는 농업의 체질 개선이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하고 품질고급화, 고부가산업 육성, 영농시스템 및 유통구조 개선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쌀 관세화에 대응해 경북쌀 명품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FTA 대책특위 중심의 협치행정 강화로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방차원의 대책과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역이득 공유제, 원산지 표시제 확대 시행, 민간품목 양허제외 등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책 마련을 건의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도 단위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제시할 계획이다.

■ 올해 추진할 FTA 대응 신규 사업은?
경북농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6차 산업 활성화 △농식품 수출 우수시군 육성 △신선농산물 예비 수출단지육성 △마케팅인프라 개선을 위한 농산물 공동출하 확대 △농산물마케팅 지원 △FTA 피해보전금 등 그간 FTA대책특위와의 민ㆍ관협업을 통해 발굴한 사업들을 신규로 반영했다. 분야별로는 우선, FTA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 경영 안정과 소득 보전 등에 1,760억원, 6차 산업 활성화와 미래 농업인재 양성, 수출경쟁력 강화 및 유통ㆍ가공 기반 확충에 783억원이 투입되며 지속 가능한 친환경 농업 기반 육성과 고품질 식량생산, 과수 및 원예작물 경쟁력 강화 등에 1,167억원, 농업생산 인프라 조성과 위험 수리시설 안정성 강화에 719억원, 읍면소재지 개발 등 농촌 정주예산 종합 개선에 1,541억원, 선진 축산업 육성 및 AI, 구제역 등 악성가축질병 예방 등에 755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했다.
경북은 도민과 함께하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삼성과의 협력으로 추진하는 정부주도형과 포스코의 자발적인 참여로 민간자율형 센터를 설치함으로써 전국 유일하게 1+1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출범시켰다. 농업분야의 접목은 앞으로 삼성 등과 협의하여 구체화 시키겠지만, 종가음식, 고택 상품화, 농업 6차 산업 고도화 등 3개 과제를 대상으로, 경북창조혁신센터에서는 사업화를 직접 지원하고 삼성은 사업노하우를 기반으로 하는 컨설팅 중심의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 구체적인 추진 방안과 목표는 무엇인가?
6차 산업화는 경북 농업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으로 그간 생산중심의 1차 농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화로 도약할 수 있는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시범모델로 추진하는 포항시 사과마을을 시작으로 지역의 농식품 가공기업들 중 제품의 품질ㆍ아이디어 면에서 우수한 기업을 발굴, 컨설팅 및 마케팅 라인 구축 지원과 계열사 및 직원 가족 식자재, 선물 등 ‘삼성 웰스토리’와 연계를 통해 지역 우수 농특산물의 판로를 개척할 것이다. 삼성과 경북이 손잡고 농업현장에 삼성의 혁신 노하우와 경영마인드를 접목하여 전통적 방식에 의존하고 있는 경북농업이 창조ㆍ융합ㆍ수출 농업으로 변모하여 경쟁력 있는 미래 성장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 농촌이 초고령사회로 들어서며 인력이 줄고 있다. 농촌 인력육성을 위한 대책은?
미래 농촌을 생각할 때 인재육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FTA 확대 등 글로벌시대에 ‘세계와 당당히 겨루어 보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2007년부터 경북농민사관학교를 시작했다. 지금까지(2007~2013) 수료한 8,617명의 수료생 중 억대농이 되어 나름 지역에서 성공한 농업인이 많다. 아마 경북이 전국에서 억대농을 가장 많이 배출한 것도 인재양성의 결과라고 본다. 더불어 창의적인 후계농업인을 매년 300명 양성하고, 귀농ㆍ귀촌인 5만명 유치를 통한 미래 우수농업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2013년부터는 농업계 고등학생, 대학생 대상으로 ‘청년리더 양성프로젝트’를 추진하여 2037년까지 미래 경북농어업을 이끌어가는 정예 핵심인력 1만명을 양성할 방침이다.

■ 농촌지도자회원을 비롯한 경북 농업인들에게 당부 한마디.
우리 농업은 이제껏 무수히 많은 시련을 겪어 왔다. 그 많은 시련을 이겨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 경북 농업인들의 힘과 저력을 믿는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는 말이 있듯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겹겹이 늘어서 있지만 서로 믿고 의지하며 협력한다면 충분히 넘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 경북의 모든 농촌이 활기찬 농촌, 잘사는 농촌, 첨단의 자랑스러운 농촌으로 발전해 가느냐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열정과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항상 소통하면서, 농사만 잘 지어도 사람대접 받고 살 수 있는 그런 농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