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 진
(사)한국토종닭협회 상임부회장


지난 한해 토종닭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혹독한 한 해를 보냈다. AI 등 질병 발생과 세월호와 같은 범 국가적인 사고,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모든 축산물이 어려웠지만 토종닭 산업은 가혹하리만큼 힘든 한 해였다.

지난해 평균 시세가 이를 반증한다. 2014년 협회에서 발표한 산지시세 평균 가격은 2,589원/kg으로 최근 4년 중(2013년 3,334원/kg, 2012년 2,937원/kg, 2011년 3,018원/kg) 제일 낮았으며 연중 생산비 수준이거나 이를 밑돌았다. 특히 12월에는 kg 당 1,200원까지 시세가 하락하며 사상 유례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한해동안 혹독한 시련을 보냈기에 올해는 나아질 것이라 전망하고 싶지만 2015년도 과잉공급이 예고되어 여전히 고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먼저 올해 생산에 가담할 종계 숫자가 50만수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작년 신계 분양이 34만수로 재작년보다 입추된 신계 23만여수보다 45% 가량 더 입추되었다. 여기에 재작년 분양된 23만여수 종계 대부분이 올해까지 넘어와 생산에 가담해 병아리 과잉 공급이 예고된다.
병아리 생산 잠재력이 높다 보니 실용계 전망도 어둡다.

단기적으로 전망했을 때에도 경기침체의 여파와 1월부터 연말정산에 따른 세금폭탄으로 소비심리는 얼어 붙었고 지갑은 굳게 닫쳤다. 1월 현재 출하되는 물량이 예년에 비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세가 약세를 유지하는 것이 소비가 급감되었음을 증명한다. 게다가 올해도 지속적으로 AI나 FMD가 발생하면서 축산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되며 소비 위축에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이 어렵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눈앞에 닥친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거나 낙담만 해서는 희망조차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적극적인 공세 전략을 구축한다면 돌파구는 반드시 있다.
먼저 소비시장 확대가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다. 수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를 지적해 온 백세미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종자의 근원조차 없는 좋지 않은 먹을거리인 백세미의 위해성을 알리고 토종삼계탕 시장 확대로 소비 저변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또한 토종닭 훈제, 소금구이, 불고기 등 기존의 백숙, 볶음탕 시장을 탈피한 가공 제품의 개발로 제품군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가공 제품들은 토종닭에 대해 상대적으로 인식이 부족한 20~30대를 대상으로 맞춤형 홍보를 진행하여 인식 개선에 나설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수급 안정을 위한 홍보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매달 발행하는 토종닭 수급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종계장 실태조사 등을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병아리 입추 현황 등을 공개하여 농가 수급 계획을 세우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올해 장밋빛 전망을 할 수는 없지만 종계에서부터 농가, 계열사, 산닭에 이르기까지 하나로 단합한다면 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토종 종자를 육성 발전시켜 나가는데 있어 자부심을 가지고 협회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길 당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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