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유 호
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장


정보통신기술(ICT)은 이번 정부의 화두이자 창조경제의 기반이다. 이는 일반산업뿐만 아니라 농산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 ICT란 용어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ICT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60, 70년대 라디오, TV, 신문과 같은 미디어가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이동전화,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세계인이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ICT 발전은 무한한 정보의 공급과 공유를 통해 행정, 교육, 의료, 산업, 농업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 왔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ICT 강국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흔히들 농업에서의 ICT 기술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비닐하우스 온습도를 조절하고, 천·측창을 개폐하는 등 시설재배에서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농업 ICT 기술을 통해 실질적인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사례가 생기면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생산 재배분야에서는 여러 가지 형태로 실현되고 있다. 한 예로 2013년 6월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센터(National Agriculture and Food Research Organization, NARO)에서는 이미지 인식센서를 이용한 딸기 수확 로봇으로 한 시간에 40㎡(약 120kg)의 면적을 수확하는데 성공했다. 미국의 온라인 신문 글로벌 포스트(2013.7)에 의하면 독일 동부 작센할트(Saxony Anhalt) 주에서는 위성통신 방식의 무인 트랙터로 1인당 1,000ha의 농장을 운영함으로써 연간 15만 유로(약 2억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보도된 바 있다. 선진 외국의 ICT R&D (연구 개발)를 보면, 미국은 국립 기상서비스는 물론 농업인이 직접 오픈 데이터 정책추진을 통해 각종 농업 ICT 서비스 출현을 촉진하고 있다.

일본은 2014년 4월에 농림수산성을 중심으로 농업정보의 생성·유통 촉진 전략을 수립하고 농업 관련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기 시작했다. 총무성에서는 ICT를 활용한 청과물 정보 유통 플랫폼의 시연 등 다양한 시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네델란드 중국은 2014년 농업현대화 가속화를 통해 선진농업 적용기술 보급 응용과 농민 대상의 기술 훈련 강화 등 향후 농업 ICT를 결합하기 위해 혁신 과제들을 지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시설하우스에 토마토 농사를 짓는 농업인은 ‘ICT는 자유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온실에 원격 자동 환경제어시스템을 설치하여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해외여행을 맘 놓고 다녀올 수 있었다는 거다. 즉, 스마트폰에서 pH, EC, 온습도, 양액 및 배액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제어까지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생산, 재배관리, 시설재배, 수확에 이르기까지 농업에서의 ICT 기술의 접목은 현실화 되어가고 있는 반면 수확 이후에서 ICT 기술 접목은 그렇게 활발하지 않다.

수확후처리 분야에서의 ICT 접목은 농산물 저장 중에 저온저장고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현재 저장 중인 농산물의 품목, 수확일과 저장기간, 농산물의 호흡량, 가스농도, 저장 온도와 습도를 모니터링하고 컨트롤까지 가능하다.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았지만 더 나아가서는 현재 품질이 어떤 상태인지도 알 수 있고 앞으로의 품질예측도 가능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ICT 기술의 접목 덕분이다. 이제 GPS(위성항법장치)와 통신하여 배에 선적된 수출 농산물의 위치정보를 전송하고, 컨테이너 내부의 온습도 정보를 사무실에서 모니터해 저장 농산물의 상태를 스마트 폰에서 관리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운송 중에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어 수출상대국으로부터 클레임도 적어질 것이다.
과학기술은 일반 산업분야에서 시작되어 농업과 융합되고 있으며, 점차 그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진다. 정부 정책에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것은 연구 개발이다. 수확후처리뿐만 아니라 농업 전 분야에서 ICT 기술이 접목되어 농업인들에게 자유를 더 누리게 해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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