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제조 등 농업 혁신 앞당길 것

#미국의 한 3D프린터 회사는 세계 최초로 세 가지 기본 재료를 분사하는 트리플 젯 기술을 적용한 멀티 컬러 3D프린터를 개발해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국에서 지난 해 얼굴의 종양으로 인해 광대뼈가 꺼진 환자에게 3D 프린터로 만든 인공 뼈를 이식하기도 했다.

#중국 한 건설회사는 쑤저우 산업공원에 3D프린터를 활용해 적갈색 점토와 벽돌이 혼용된 모양의 5층 주택을 지어 전시했다.

3D프린터 산업이 혁신을 일으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에서 3D프린터에 앞다투어 투자하는 이유는 기존 산업체계의 개념과 형태를 바꿀 뿐 아니라 엄청난 부가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시말하면 기존 산업의 틀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핵심기술이라는 뜻이다.

3D프린터는 잉크 대신 합성수지, 분말, 세포 등을 얇은 두께로 층층이 쌓아 일정한 모양을 만들어 내는 일종의 공작기계다. 컴퓨터 이용 설계로 만들어진 컴퓨터 파일의 이미지를 마치 프린터로 인쇄하듯이 기계나 부품의 실물 모양으로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특히 이렇게 3D프린터를 이용하면 물체를 원형에 가깝게 만들 수 있고, 빠른 시간에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3D프린터는 국내 제조업계에도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D 프린터 기술은 의료, 자동차, 항공·우주, 주얼리, 패션, 농업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제품 개발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미래 학회를 포함한 주요 기관들은 미래 핵심 기술에 3D 프린터를 포함시켰고, 시장조사 기관들은 2018년까지 최대 162억 달러(17조 8,000억원)에 이를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세계가 3D프린터 개발 속도전

존 프린터가 종이위에 글씨나 그림을 찍어내는 인쇄라면, 3D프린터는 입체적인 물건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잉크 대신 합성수지, 분말, 세포 등을 얇은 두께로 층층이 쌓아 일정한 모양을 만들어 내는 일종의 공작기계인 반면, 보통 인쇄물은 종이 위에 얇게 잉크가 입혀지거나 종이에 흡수 된 형태이기 때문에 문서나 사진 등을 출력하는데 사용한다.

3D프린터는 미국의 찰스 헐이 물체의 표면에 수지를 입히고 자외선(UV)을 쐬어 굳히는 작업을 하던 중에 착안해 1984년 디지털데이터에서 3D로 된 실제 물건을 프린트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을 했다.
이후 2014년 미국 소비자 가전박람회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등장했고, 유네스코의 ‘세상을 바꿀 기술(Netexplo Award)’에서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연속 선정될 정도로 차세대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D 프린터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을 다시 일으키겠다고 밝힌 바 있고, 중국도 3D 프린터 기술의 산업화와 시장화를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이와 함께 영국은 3D 프린팅에 1,470만 파운드(243억 원)를 투자하고, 만 5~16세 학생 교육에 3D 프린팅을 필수과목으로 도입하고 있다. 일본은 2013년 경제산업성 주도로 3D 프린터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3D 프린터 개발 프로젝트(283억 원)를 총괄하고, 시메트 등 민간기업이 역할을 나누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3D프린터의 활약상

‘3D프린터’ 하면 가장 먼저 적용할 수 있는 부분으로 의료분야를 꼽을 수 있다. 국내외에서는 첨단의 기술을 활용해 세포로 만든 인공 장기, 고난도 수술의 보조, 그리고 장애인의 의료보조에도 활용하는 기술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잉크 대신에 환자의 세포를 이용하는 ‘바이오 잉크’를 입체적으로 쌓아 인공장기를 만드는 대학 및 회사들이 등장했고, WFIRM의 안소니 아탈라 박사 팀은 세포로 만든 신장(콩팥), 귀(지지체), 인공 뼈 등을 개발했고, Tevido사는 유방암 이후 유두(乳頭)의 재건 수술을 위해, 환자의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활용했다. 또 일본의 Cyfuse사는 이식 가능한 ‘인공혈관’을 개발하기 위해 사가대학 및 도쿄부립의과대학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포디웰컴(4Dwelcom)사는 사고로 다리를 잃은 반려견과 반려묘의 다리를 복원한 의족을 만드는데 성공했는데 이것은 SBS의 ‘TV 동물농장’의 700회 프로젝트에서 해당 내용이 소개됐다.

이와 3D프린터는 뛰고 나는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는데 1999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잇따라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해 자동차 제조에 이를 활용하는 등 세계적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자동차 시제품의 제작에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해 왔으며, 최근에는 완성차까지 탄생하고 있다.
이밖에도 패션산업에서는 컴퓨터를 이용해 디자인하고, 3D 프린팅으로 제품을 확인해 완성품을 주조하고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시간이 3~4일로 단축시키고 있다. 특히 수공(手工)으로 하는 경우에는 쉽지 않았던 디자인의 구현도 용이해져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 농기계, 토양관리 등 농업에 활용

3D프린팅은 심고 가꾸고 수확하는 농업에서도 활용가치가 높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농업 현장에서 농기계, 보수 및 개량, 해충 방제, 토양 연구뿐만 아니라 도시농업에도 적용하고 있다. 또 유수의 대기업에서는 3D 프린팅을 이용해 시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고가의 농기계 부품을 대체하는 기업도 탄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농기계 전문업체인 AGCO사에서는 종자 파종기(White Planter 9000 series)를 제작하는데 사용했으며, 향후 신제품 제작에도 이용 예정이다. 특히 AGCO사에 의하면 기존 방식으로는 부품 설계에 5주, 테스트에 2주가 소요되나 3D 프린팅을 활용하면 5주안에 최대 5개 버전의 시제품을 만들고 테스트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또 부품 생산업체인 GVL poly사에서는 대형 농기계의 수리가 필요할 때, 농기계의 회사별로 특정 부분의 부품을 저렴하게 생산·판매하고 있다. GVL poly사는 재료를 폴리에틸렌으로 대체하고, 제작기간도 단축하며 농업인의 경제부담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강도는 기존의 금속에 버금가면서도 무게는 더 낮추는 결과를 얻었다.

3D프린터는 농업에서 농기계 제작뿐만 아니라 해충방제, 토양연구, 도시농업의 분야에서 널리 쓰인다. 해충의 생태를 이해한 ‘병해충 종합관리 시스템(Integrated Pest Management)’을 갖추기 위한 작업에도 3D프린팅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데 최근 5년간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귤나무이’해충으로 인해 45억달러(약 5조)의 생산액 감소와 8000명의 오렌지 산업분야의 인력을 감소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에 FDACS사는 지난해 플로리다 ‘귤나무이’ 해충을 포집하기 위한 트랩(trap)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해충의 생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귤나무이를 많이 포집해야 하는만큼 3D프린터와 LED조명을 활용한 기술이 기존의 끈끈이 방식을 대체한 것이다.

이밖에도 3D프린터는 토양을 입체적으로 복제할 수 있으므로, 토양의 기하학적 구조를 들여다 볼 수 있고, 미생물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고, DIY방식으로, 가정의 화단이나 베란다에서도 수경재배(hydroponic)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성하는 데에 이용되고 있다.

■ 3D프린팅은 미래산업의 희망

전문가들은 3D프린팅 기술에 대해 국가가 나서서 중요한 산업기술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세계에서 앞다투어 3D프린터에 투자하는 이유는 기존 산업체계의 개념과 형태를 바꿀 뿐 아니라 엄청난 부가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는 일반인들이 전문가나 관심있는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발전시켜 자신이 고안한 물품을 생산, 판매하는 1인기업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미래 선도를 위한 연구개발과 정책이 필요하다.

또 3D프린팅과 관련한 농식품 분야의 소재·제품·서비스 등에 관한 아이디어와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연구와 정책을 준비할 시기다. 농업에 적용가능한 3D프린팅 제품·서비스의 광범위한 탐색과 바이오프린터의 원료 및 공정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따라서 농기계 부품, 시설 자재, 소농기구 등 각종 제품의 발굴 및 활용성을 검토해야 하고, 정부에서는 농축산믈 기반의 3D프린팅 소재 개발 및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 및 지원 정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에는 3D프린터를 넘어 4D프린터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3D프린터에서 한단계 발전해 4D프린터는 물체가 스스로 조립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크기 제약때문에 출력할 수 있는 물체의 크기에 한계가 있는 3D프린터와는 달리 4D 프린터는 출력한 후 스스로 조립되기 때문에 큰 물체도 제작이 가능해 3D프린터보다 진화한 기술이다.
참고자료=농촌진흥청 인테러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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