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변화를 맛보고 체험하세요”

▲ 한봉기 대표(왼쪽 첫번째)와 함께 산야초 밥상을 차리는 마을 아낙네들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푸르른 오음산 자락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폐교가 눈에 띤다. 한땐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왁자지껄했던 분교였지만 농촌인구 감소로 20여년전 폐교가 됐다. 이후 더 이상 마을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없었고 마을은 활력을 잃어갔다. 이에 마을을 다시 살리고자 폐교를 활용해 다시금 마을에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나게 하고,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오음산캠프영농조합법인(이하 오음산캠프/대표 한봉기)이 바로 그곳이다. 오음산캠프는 계절과 절기의 변화를 자연 그대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농촌교육농장인 ‘꿈꾸는 풍뎅이’와 절기별 음식들로 한상 차린 농가맛집인 ‘오음산 산야초 밥상’을 운영하며 행복하고 재미있는 산골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절기별 다채로운 농촌체험 풍성
한적한 시골마을 어귀에 자리한 폐교. 교문을 지나 보이는 너른 운동장에 작은 단층건물 하나가 주인을 잃은 채 폐허처럼 방치되고 있었다. 이 폐교에 새생명을 불어넣은 이는 오음산캠프의 한봉기 대표다. 한 대표는 이곳이라면 마을주민들과 함께 ‘재밌는 이야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오음산캠프는 폐교를 활용해 농촌교육농장인 ‘꿈꾸는 풍뎅이’를 운영하고 있다. 한 대표는 꿈꾸는 풍뎅이의 체험프로그램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고 자부한다. 농장의 이름처럼 아이들이 마음껏 꿈꿀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특히 절기별로 체험프로그램을 구성해 절기의 변화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꿈꾸는 풍뎅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꿈꾸는 풍뎅이에 오면 아이들은 호미와 바구니를 들고 들과 산으로 나간다. 절기에 따라 산과 들에 자생하는 풀과 꽃들을 관찰한다. 산딸기, 쑥 등을 재취해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수세미, 민들레 등 인근 농장을 찾아가 농사체험도 하는 등 다양한 절기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 나무공예, 꽃차 만들기, 산야초 천연제품 체험, 발효차 만들기, 계절별 즐기는 환경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한 대표는 “자연은 계절별로, 절기별로 그 모습이 다 다르고, 관찰되는 식물들도 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매번 수업이 달라진다”면서 “그 속에서 아이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마음으로 느끼고 생각하며 우리 먹거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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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장보러 가요”

오음산캠프는 농촌교육농장인 꿈꾸는 풍뎅이와 함께 농가맛집인 ‘오음산 산야초 밥상’도 운영하고 있다.
오음산 산야초 밥상도 꿈꾸는 풍뎅이와 마찬가지고 ‘절기’에 맞는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소박하지만 건강한 산골 밥상에 많은 소비자들이 오음산 산야초 밥상을 찾고 있다.

오음산 산야초 밥상은 지역에서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과 오음산에서 직접 채취한 산야초 등을 재료로 사용한 음식들로 한상 차려진다. 메뉴는 따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날그날 밭에서 산에서 나오는 식재료가 밥상에 올라간다. 제철 재료들로 한상 가득 차려진 오음산 산야초 밥상은 신선한 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려 감칠맛이 돈다. 농촌 아낙네들의 손맛이 깃들여 더욱 깊은 맛을 내 오음산 산야초 밥상은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음식을 맛보고 식재료를 사갈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도 믿고 사먹을 수 있다는 점에 호응이 좋고, 마을주민들은 농산물 판로가 생겨 농가소득에 보탬이 되고 있다.
한 대표는 “친환경 먹거리의 고장인 우리 마을에서 안전한 먹거리로 만든 밥상을 도시민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농가맛집을 운영하게 됐다”며 “그 어느 농가맛집보다도 정직하고 바른 먹거리를 만드는 농가맛집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과 상생, 동반성장할 것”
음산캠프는 교육농장과 농가맛집 운영으로 눈코뜰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마을을 챙기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특히 마을 아낙네와 다문화여성 등 마을주민 7명을 일자리창출에 기여하고 있으며, 농가맛집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들을 마을주민들에게 수매해 농가소득창출에도 한몫하고 있다.
또한 농한기 때는 무료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산골마을의 특성상 교육을 받고 싶어도 교통편의 문제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강좌를 열고 있는 것.

더불어 지난해 겨울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 혼자사시는 마을어르신들이 많아 부족한 영양을 채워주기 위해 영양식으로 한상 차린다. 지난 정월대보름에는 마을축제를 열어 마을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그때 그 시절, 정월대보름때 하던 놀이문화를 재현하며 마을주민들이 함께 어우를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한 대표는 “오음산캠프가 마을과 함께 가야는 것은 기본”이라며 “마을보다 앞서는 것보단, 마을일에 앞장서서 마을을 지원해주며 마을과 함께 상생하며 동반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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