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 여성 귀농인들의 손맛 보러오세요”

안군의 여성 귀농인들이 뭉쳤다. 아줌마의 손맛과 힘을 보여주겠다며 당차게 나선 것이다. 지난 2013~2014년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은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진안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 위치한 ‘줌협동조합’(이사장 이수경)이 바로 그곳이다. 줌협동조합은 여성 귀농인들이 주축이 돼 설립을 추진, 진안군 1호 협동조합으로 지정받았다.

줌협동조합에서는 지역 농축산물을 이용한 건강한 먹거리 사업, 지역소통을 위한 만남의 장소 개설, 지역민을 위한 문화공간 제공, 도시민과 교류를 위한 다양한 체험 및 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등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매개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안군 1호 협동조합

최근 귀농ㆍ귀촌 붐이 불며 농촌에 귀농ㆍ귀촌인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전원생활을 누리겠다고 무작정 귀농ㆍ귀촌했다가 농사짓는 것도 어렵고, 그렇다고 마땅한 일거리가 없어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8년 전 귀농한 줌협동조합 이수경 이사장도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쳐 농촌으로 들어왔지만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어 고민이 많았다.

이 이사장은 “도시에서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겠다는 부푼 꿈을 가지고 농촌으로 온 것은 아니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을 키우고 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해 경제활동을 해야만 했다”며 “그러나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기는 하늘에 별 따기”라고 전했다.

이러한 고민은 이 이사장만의 고민이 아니었다. 진안군에는 귀농1번지라 불릴 정도로 귀농인의 유입이 많은 만큼, 도시에서 일을 하다가 가족들을 따라 농촌으로 왔지만 일을 구하지 못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 귀농인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에 이 이사장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여성 귀농인들과 협동조합을 설립, 농촌지역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 이사장은 “지역의 귀농 여성들과 항상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눠왔는데, 지난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우리의 고민들이 본격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계가가 됐다”며 “진안군 1호 협동조합으로 설립돼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아줌마의 힘으로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제공하는 ‘줌’

협동조합이 개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지역에서 처음으로 협동조합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여성들이 일을 하면 얼마나 하겠어?’라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아줌마의 힘을 모르시는 분들의 기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힘 하면 아줌마, 아줌마하면 힘!’임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아줌마’에서 글자를 따서 ‘줌’, 농촌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는 의미로 ‘줌’, 퍼준다는 의미의 ‘줌’ 등의 모든 뜻을 담아 협동조합의 이름을 ‘줌’으로 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줌협동조합은 ‘여성’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기 때문에 여성들이 잘 할 수 있는 일인 음식을 테마로 잡았다. 줌협동조합은 진안마을만들기지원센터 안에 ‘카페테리아 줌’을 만들어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 카페테리아 줌은 지역 농특산물을 이용해 만든 한식 뷔페로 운영되고 있다. 이제까지 귀농ㆍ귀촌 교육기관인 사회적기업 ‘농촌으로 가는 길’과 연계해 교육생들의 식사를 전담하거나 진안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 견학 온 교육생들의 식사예약을 받아 카페테리아 줌을 운영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일반단체, 가족행사 등 확대 운영키로 했다.

줌협동조합은 제과제빵 체험 및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진안군에는 제과제빵 교육기관이 없어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했던 이들에게 배움의 장을 열어 준 것이다. 지난해 군청 소속 여직원들에게 6개월간 교육을 진행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농촌지역 일자리 창출에 앞장설 것”

설립 2년여가 흐른 줌협동조합은 내실을 다지고 자립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 농촌에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지금 많은 도시인들이 귀농ㆍ귀촌한다고 해도, 그 다음 세대들이 다시 농촌으로 오지 않는다면 농촌은 똑같이 고령화 사회가 돼 없어지는 마을이 많이 생길 것”이라며 “우리가 꾸준히 사업을 이어가 일자리를 창출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농촌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활기찬 농촌을 만들겠다는 줌협동조합의 앞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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