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집 부부, 농촌과 사랑에 빠지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전통시장에는 한 자리에서만 26년째 운영되고 있는 족발집이 있다.
광명할머니 왕족발 손영란, 조용철씨 부부는 어머니 황미자 여사에 이어 2대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족발과 농업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었지만 어머니 황미자 여사는 6년전 아들내외에게 족발집을 물려주고 충남 당진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또 손영란, 조용철씨 부부도 휴일이면 당진을 내려가 직접 1,300여평의 밭을 일구고 있고, 그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족발집 재료로도 사용하고 있다. 특히 당진에서 직접 재배해서 갖고 오는 쪽파는 김치를 담가 서비스로 제공하는데 손님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어머니가 1962년부터 서울에서 족발집을 시작하셨고, 1989년부터는 광명전통시장에 계속 있습니다. 시장안에서는 제일 오래된 족발집입니다. 2대째 저희가 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족발집을 운영하는 평범한 부부처럼 보이지만 손영란, 조용철씨 부부는 농촌과 농사에 대한 무한애정을 갖고 있다. 이같은 생각은 직접 농산물을 생산해 보니 제값을 받기 어려운 것을 알고 나서부터 시작됐다.

“어머니께서 농사를 지어도 제값이 안나온다고 하시더라고요. 또 트럭으로 오는 유통업자들도 가격을 많이 낮추지 않으면 사가지 않아서 버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고요. 그래서 저희 어머니 같은 분은 제값 받고, 소비자들은 조금 싸게 사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이들 부부가 바라는 것은 직거래 개념으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직거래 활성화를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서 남편 조용철씨는 여러 SNS 채널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를 맺고 있고, 지금은 태안군의 지인들과 함께 농촌활성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처음에는 제값 받아 보자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된 생각이 지금은 농촌활성화라는 개념으로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농사꾼은 아니지만 제가 직접 농산물을 수확하고 팔려고 하니 농업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는 지인들과 함께 생산자, 소비자가 모두 즐거운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생각하는 것들이 잘 이뤄지도록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용철씨는 광명전통시장의 홍보이사를 맡아 매일 시장의 가격을 품목별로 분류해서 게시하고 있고, 상인들의 모습을 알리는 등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도 실천하고 있다. 또 쪽방촌 노인, 장애인들과 같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매월 100인분 정도의 족발을 지원하고 있다.
“저희 부부는 터전인 전통시장과 농촌이 제대로 힘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생각이고요, 작은 변화가 큰 파고가 될 수 있도록 늘 공부하는 자세로 살겠습니다.”

전화번호 : 02-2614-0006
주소 : 경기도 광명시 광명로 918번길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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