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어간장을 만드는 꿈 이뤄야죠”

간장하면 흔히 콩간장을 많이 떠올리지만 이에 못지않게 어간장도 음식 맛을 내는데 쓰이고 있다. 어간장은 멸치나 새우로 만든 간장으로 충남 논산시의 작은 마을에는 제대로 된 어간장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여성농업인이 있다.

봄초여 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 배정숙 대표(49)는 멸치에 죽고 사는 어간장과 멸치액젓 전문가다. 순도 100%의 국내산 멸치와 천일염만 사용하는 그녀는 자신의 블로그에 “화학 첨가물을 사용할 바에 멸치액젓을 담그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어놓을 정도로 멸치액젓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멸치는 충남 서천 홍원항에서 공수하고, 천일염은 전남 신안군에서 직접 사다가 쓰고 있다. 이렇게 질좋은 재료만 사용해 만 3년 이상 숙성시켜 멸치액젓을 만들고, 이것을 가지고 오가피·돼지감자·인삼 등을 활용해 장아찌를 만든다. 일반적으로 멸치원액을 멸치액젓이라고 하고, 어간장은 소금을 넣어 1년 이상 분해하고 숙성시켜 걸러낸 간장을 말한다.

“어간장은 천연발표식품으로 단백질·당질·유기산 등이 골고루 들어 있고, 유익한 발효균이 살아 있어요. 메주로 만든 콩간장에 비해 칼슘이 11배, 칼륨이 150배 이상 함유돼 있어요.” 그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어간장을 이용해 엄나무순, 뽕잎, 돼지감자 장아찌를 만드는데 이것 역시 먹어보니 입맛을 돋우게 했다. 물론 엄나무순, 돼지감자 같은 장아찌 재료는 직접 농사를 지어서 사용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어간장의 개념을 정립하고, 원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중인데 생산량은 많지 않아도 95%가 직거래로 판매된다고 하니 양보다 품질을 선택하는 소비 트렌드와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언젠가는 10년, 20년된 명품 어간장을 선보이고, 씨간장도 갖고 싶은 그녀다.

“장을 하는 사람이면 오래 묵혀 깊은 맛을 내는 명품을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을거에요. 세월이 지나도 인정받는 씨간장도 만들어내고 싶을 것이고요. 또 그래야만 건강한 식탁을 차릴 수 있습니다.”

2005년 사업 준비부터 지금에 이르기 까지 10여년간 그녀는 오로지 어간장과 멸치액젓만을 연구하면서 살았다. 전통방식을 고수하면서 화학첨가제를 쓰지 않고, 또 저염으로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이익을 앞세우기 전에 고품질에 집중하고, 세월이 흘러 어간장의 대가가 되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저 역시도 깊은 맛이 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