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민과 함께 유기농산물 재배·가공품 생산

대야산자락에 위치한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의 한 마을에 20여년간 유기농업을 실천하며 생명의 먹거리를 나누는 농업인들이 있다. 솔뫼농장으로 더 잘 알려진 솔뫼유기농업영농조합법인(이하 솔뫼농장)은 이 마을에서 유기농업으로 농사짓는 농업인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것으로, 괴산군 생명농업의 한 뿌리를 깊이 내리며 유기농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또 지난 2013년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으며 유기농산물 가공사업을 실시, 농가소득을 높이면서 지역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해내며 농촌 마을기업의 성공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유기농업을 고집하다
솔뫼농장이 위치한 청천면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이 가운데 둥지처럼 평온한 들녘이 펼쳐져 있어, 예부터 전쟁의 피해와 자연재해가 적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환경오염이 적어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이곳에서 솔뫼농장이 유기농업을 실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4년도부터다. 솔뫼농장은 친환경 농사를 짓겠다고 결심한 토박이 네가구와 귀농가족 두가구가 만든 친목모임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농약중독으로 고생한 뒤 관행농법의 폐해를 깨닫고 생명을 살리는 농사법을 함께 고민하며 유기농업을 실천해나갔다.

처음엔 당연히 어려움이 따랐다. 당시 유기농업이 확산되기 전이라 몸소 실패를 부딪치며 유기농업을 알아갈 수밖에 없었다.
초기에는 생산량도 줄어들고 품질도 떨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니 자연이 살아나고 땅심이 생겨 생산력도 높아졌다.
솔뫼농장은 이후 1996년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공동으로 땅을 장만해 농사에 필요한 시설들을 지으며 본격적인 농업경영을 시작했다.

솔뫼농장 유정호 총무는 “유기농업으로 농사를 짓는 것도 어려웠지만, 20년 전에는 유기농업이 알려지지 않아 소비자들이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판로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이에 유기농업에 뜻을 함께한 농업인들이 생산과 유통을 함께 고민하고 헤쳐 나가 솔뫼농장이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한살림 전량 공급…“판로 걱정없어”

솔뫼농장은 현재 21가구 30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중 절반이상이 유기농업 실천하며 유기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한 유기농산물과 1차 가공품은 전량 생활협동조합인 한살림에 공급하고 있다.

솔뫼농장이 한살림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8년 우연한 기회에 건고추를 청주한살림에 공급하면서부터다. 이후 토마토와 찰벼를 본격적으로 서울한살림에 공급하며 더 넓은 관계를 다졌다.
이후 솔뫼농장은 한살림이라는 판로를 통해 꾸준히 성장해왔다. 현재 생산면적이 유기농 12만5313m2, 무농약 3만5228m2에서 찹쌀ㆍ토마토ㆍ고추ㆍ콩ㆍ오미자ㆍ배추ㆍ블루베리 등을 재배해 한살림을 통해 유통하고 있다.

때문에 솔뫼농장은 판로에 걱정이 없다. 연초에 한살림과 미리 생산물 협의를 통해 정해진 물량과 가격대로 해당 물량을 전량 가져간다. 가격은 생산자조합원과 소비자조합원 대표들이 협의해 결정된다.
그런데 솔뫼농장에게도 고민이 있었다. 한살림과 연초 협의를 통해 수매될 물량이 결정되는데, 생산량이 이보다 훨씬 많은 물량이 생산됐을 때 나머지 농산물의 판로였다.
이에 솔뫼농장은 유기농산물 가공을 시작하게 됐다. 메주와, 고추장 등을 생산ㆍ판매하고 있으며, 겨울 김장철에는 절임배추도 판매하고 있다. 또 앞으로 된장도 판매할 예정이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였다고 해도 여러 사람이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솔뫼농장도 크고 작은 문제들이 빈번히 발생한다. 그럼에도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유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한 달에 한번 월례회의를 개최하는 것이다. 농장의 모든 대소사를 이야기를 통해 결정하기 때문에 마찰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다.

#소비자행사 등 도농교류 활발
솔뫼농장은 공동체의 다양한 활동과 행사들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벽과 경계를 허무는 매개 역할도 하고 있다.
솔뫼농장에는 매주 많은 소비자들이 다녀간다. 소비자들은 직접 농사를 짓는 모습을 보고 농촌체험 등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게 된다.
또한 솔뫼농장에서는 한살림 단오제와 소비자들을 초청해 대보름잔치를 열고, 추수감사제를 여는 등 도농교류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유 총무는 “솔뫼농장은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이 아니라 가치를 추구하는 공동체”라며 “우리의 슬로건인 ‘최소이윤에 최대행복’을 실천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통 장류 가공사업으로 마을에 일자리를 창출해 마을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꾸준한 도농교류를 통해 소비자, 생산자간의 상호 네트워크를 구축, 더욱 발전하는 솔뫼농장이 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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