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노부부의 친환경 산채사랑

충청북도 충주시 소나무 숲아래 약초농원은 산마늘, 곰취, 두메부추 같은 산채류와 엄나무, 오가피나무 같은 약용작물들을 재배하고 있다.
박영희(64)씨는 남편 구창서(69)씨와 10여년전 이곳에 정착해 산채재배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붓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10여년정도 농사를 지었지만 남편이 40세에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입사를 하면서 잠시 농사를 손에서 놓았다. 그러다 퇴직 후 다시 이곳으로 들어온 지 10여년이 지나가고 있다.

“남편 정년퇴직이 다가올 쯤 ‘퇴직하고 뭘 할까’ 고민 하던 중에 부부가 가장 잘 아는 것을 하자고 생각했어요, 고향도 여기고, 산도 가까이 있어서 우리가 잘 아는 산채류를 재배할 수 있는 조건에 딱 맞았어요.”

그녀는 젊은 시절에 농사를 지었지만 직장인의 아내로 20년을 살면서 자칫 ‘감(感)’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남편과 필사적으로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아들 구성회씨가 합류해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

농사중에서도 산채는 어려운 작물에 속한다. 산채류는 매출이 금방 금방 나오는 것도 아니고, 공부도 많이 해야된다. 산마늘이 심어놓고 3〜4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처럼 몇 년을 버티는 경제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들 부부는 예전에 농사를 지었고, 산에서 직장생활을 해서 산채를 재배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산채류 재배는 가물어도 걱정이고, 비가 많이 와도 걱정에요. 한창 신경쓸 때는 새벽 3~4시에도 일어나서 해뜨기만을 기다려요. 해가 딱 뜨자마자 산나물을 채취하고 농원을 살피다보면 하루가 언제가는지도 몰라요. 진짜 산채 같은 경우는 시기를 놓치면 나물이 억새지기 때문에 제 때 채취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무엇이든 제대로 하려면 미쳤다는 소리 한 번은 들어야 합니다.”
끝으로 그녀는 농사를 짓지 않거나, 도시에 있다가 농촌으로 가려는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조언도 전했다.

처음에는 아들한테도 절대 안 시킬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웠지만 나름대로 공부를 하고 살아나갈 방법을 찾으니 또 길이 보였던 것이다.
먼저 주력작물과 비주력작물을 분리해서 재배할 것을 권했다. 그녀에게 주력작물은 산마늘, 두메부추, 곤드레나물, 곰취 등으로 산마늘은 1kg에 2〜3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안정적인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또 엄나무, 오가피나무 같은 비주력작물은 4〜5월에 잠깐이지만 짭짤한 소득을 안겨준다. 두 번째는 아는 사람에게 가서 무조건 물어보라고 했다. 제 아무리 공부를 해도 세상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자신보다 먼저 시작했고,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멘토로 삼고 재배를 시작하라는 뜻이다.

“농촌에 가는 것도 먹고 살려고 하는 것인데 굶으면 안되잖아요. 딸린 가족들도 있을것이고. 그래서 몇 년 버틸 자금력도 있어야하고, 모르면 넉살 좋게 물어보면서 배워야 합니다. 혼자 생각만으로는 다시 짐을 싸야 할지도 모릅니다.”

전화번호 : 010-8811-5763
주소 :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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